‘멀고 먼 잉글랜드’ 줄줄이 빈손 귀국
2008-01-11 이수영 기자
‘제2의 박지성’을 꿈꾸며 잉글랜드를 향해 날아간 스타들이 줄줄이 빈손으로 돌아왔다. 높은 EPL장벽을 맨살로 체험한 셈이다.
먼저 뉴캐슬 유나이티드 행이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조재진(27·시미즈S펄스)은 ‘테스트 부적합’이란 얼토당토않은 답변을 듣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뉴캐슬은 조재진에게 먼저 영입을 제안하고 테스트 기간 동안 항공료와 체류비 일체를 지원했다. 또 연봉 15억2천만원에 3년 장기계약과 출전수당도 팀 내 최고대우를 약속했다.
하지만 사흘 만에 얼굴을 바꿔 조재진을 ‘팽’ 시킨 것이다.
조재진의 에이전트는 “영국에 막상 들어가니 이상했다.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냉랭했던 협상분위기를 전했다.
뉴캐슬이 조재진을 내친 가장 큰 이유는 구단 내 알력다툼 때문으로 알려졌다. 앨러다이스 감독과 구단 수뇌부 사이에 적잖은 감정싸움이 있었던 것. 올 시즌 리그 11위로 떨어지며 막대한 돈을 들여 영입한 선수들이 힘을 잃었고 앨러다이스 감독 경질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났다. 감독은 조재진을 영입, 공격라인에 새 바람을 넣고자 했지만 반대파에 밀려 실패했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 있다.
결혼과 해외 이적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듯 했던 김두현(26·성남 일화)도 생각지 못한 암초에 부딪쳤다.
김두현을 영입할 것으로 알려진 웨스트 브롬위치의 도니 모브레이 감독은 지난 12월 31일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선수단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전력보강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아직 군문제가 풀리지 않은 김두현을 임대방식으로만 데려오겠다는 웨스트 브롬위치와 완전이적을 원하는 성남간의 신경전이 극에 달한 것이다.
하지만 성남은 “김두현의 영국진출이 무산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경계하고 나섰다. 조건을 맞추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을 뿐 이적은 기정사실이란 입장이다. 김두현은 현지테스트를 받고 돌아온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상당히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종가 잉글랜드에서 ‘다섯 번째 전설’이 탄생하기 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켜보는 팬들 마음도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