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만 파던 박세리가치관 혼란으로 부진

2005-05-11      
박세리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한달 동안 투어중지’라는 극약처방 뒤 얼마전 출전한 프랭클린 아메리칸 모기지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9오버파 81타라는 아마추어수준의 스코어를 기록한 데 이어 2라운드에서도 부진, 결국 예선탈락의 수모를 겪었다.박세리는 6일(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 킹스밀리조트앤스파(파71·6,30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미켈롭울트라오픈(총상금 220만 달러) 첫날도 8오버파 79타를 쳐 총 140명의 출전선수 가운데 공동 135위라는 믿기지 않는 스코어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박세리는 이 대회 디펜팅 챔피언이다.작년 하반기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던 박세리에 대해 전문가들은 ‘심리적 공황상태’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5월 이후 소속사와 팬들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해 쌓인 중압감으로 게임을 망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골프라는 ‘한 우물’만 파던 박세리에게 골프 외 다른 세상도 있다는 게 눈에 들어와 가치관에 혼란이 생겼다는 것도 지적 중 하나다. 박세리는 이번 대회 출전에 앞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게 골프 말고 다른 일상생활을 즐기는 게 필요하다”고 자가진단을 내렸을 정도. 전문가들은 LPGA 투어에 입문한 이후 7년간 오로지 골프에만 매달렸던 박세리가 결국 ‘외로움’을 느꼈다는데 문제점이 있다고도 지적한다. 박세리는 ‘먹튀 선수’라는 불명예를 안고 스러질 것인가. 아니면 슬럼프를 극복하고 예전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