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비 넘겨야 성공”
2007-11-02 이수영
‘당돌한 아이’ 이천수가 네덜란드에서 뜨고 있다.
지난 9월 네덜란드 명문 구단 페예노르트 로테르담으로 이적한 이천수는 성공적인 데뷔전으로 현지의 관심을 샀다. 이천수는 지난 10월21일 엑셀시오르와의 정규리그 8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15분 교체 투입되어 3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입단 51일 만이다.
평점 7점으로 경기 MVP를 차지한 이천수는 또한 정규리그 출전 이틀 만에 2군 경기에 선발 출장해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감독의 눈도장도 받았다.
확실히 4년 전 스페인에서 쓴잔을 마셨던 것과는 다르다. 이천수는 지난 2003년 스페인으로 진출해 약 1년 반 동안 머물렀으나 별다른 활약 없이 돌아온 바 있다.
이천수의 네덜란드 성공 키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유럽 특유의 개방적인 팀 문화다. 수직관계가 기본인 한국 축구계에서 당돌한 입담으로 언론의 질타를 받은 이천수지만 선수와 감독 사이 격의 없는 네덜란드 안에서는 극히 자연스럽다. 이천수의 끼를 거침없이 발휘할 수 있는 마당인 것이다.
둘째는 페예노르트가 주전들의 이적과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점이다. 팀의 주전 공격수인 카스텔렌의 이적과 최근 네덜란드 대표로 발탁된 슬로리가 부상으로 결장중이다. 팀의 측면 공격을 책임질 재원이 절대 부족한 상황. 반 마르바이크 감독이 2군 경기까지 소화시키며 이천수의 실전감각을 키워주려는 노력도 일맥상통한다.
마지막 셋째는 스페인 진출 실패의 경험이다. 당시 의사소통 문제 등 팀 적응에 실패하며 한국으로 돌아온 그였지만 2005년 울산의 우승과 함께 MVP에 올라 부활했다. 축구선수로서 기량이 절정에 오른다는 스물여섯에 네덜란드 행을 택한 이천수는 각오부터 남다르다. 최근 인터뷰에서 “네덜란드어는 너무나 어렵고 배우기 힘든 언어다. 그러나 네덜란드리그에 입성한 만큼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어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며 적응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천수는 더불어 “100골 차로 이기고 있어도 101번째 골을 넣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언제보다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이천수가 쥔 세 가지 성공 가능성과 함께 다섯 번째 빅리거의 가능성을 실현시킬 확실한 보증수표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