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구 간 까닭은?

‘안방 TK 지키기’ 전략

2010-05-25     전성무 기자
‘박심’은 ‘무심’이라는 말이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얼마 전 선진한국당이 친박연합으로 당명 변경을 한 적이 있다. 지방선거에서 ‘박심’을 기대한 것.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내 이름 팔지 말라’며 법적대응 방침까지 밝혔다. 그 만큼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인물이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지방선거 지원은 당 지도부에 일임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해왔다. 이런 그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으로 향했다. 박 전 대표가 대구에 간 까닭을 알아봤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방선거 지원에 나선다. 박 전 대표는 지난 5월 20일부터 내달 2일 선거가 끝날 때까지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 머무를 예정이다.

지난 5월 20일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현풍면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지원유세를 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선거운동 기간 동안 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들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다른 지역 후보자들에 대한 지원 유세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역구 의원이 자신의 지역에 나온 당의 후보들을 위해 뛰는 것은 당연하지만 전국적인 선거지원은 지도부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박 전 대표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최근 박 전 대표의 행보가 달성군수 선거 흐름에 이변이 생겼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의 한 관계자는 “달성에선 무소속으로 나온 군수 후보가 약진하고 있으므로 당의 후보가 떨어지면 박 전 대표의 체면이 떨어진다”면서 “당 후보들의 승리를 돕기 위해 불가피하게 지역구에 상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2008년 총선 당시 친박계 인사들이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기자회견을 열고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며 달성에 내려가 총선이 끝날 때까지 그곳에서 자신의 선거운동을 한바 있다.

박 전 대표는 18대 국회 후반기에는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재경위가 한나라당에서 인기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최근 동료 의원들로부터 ‘박 전 대표가 정말 재정위로 가는 것이 맞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재정위는 업무량이 많고 다뤄야 할 사안들도 까다로워 의원들 사이에 기피 대상이었는데 요즘엔 일부러 재정위를 지원하겠다는 의원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반면 기획재정부,국세청,통계청 등 재정위 소관 정부부처의 공무원들은 긴장하고 있다는 것. 차기 대권 주자로 가장 유력한 주자라는 게 신경이 쓰인다는 내용이다.

특히 친박계인 김성조 전 정책위의장이 후반기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재경위에서 박 전 대표의 입김이 더욱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