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정몽준 밀약설 전모

한나라당 전당대회 막전 막후

2010-05-06     홍준철 기자

한나라당이 지방선거 이후 차기 당권을 놓고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임기 2년인 당 대표가 오는 2012년 4월에 치러지는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권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친이와 친박 계파 간 사활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당권경쟁 전모를 알아본다.

여의도가 시끄럽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결과보다 차기 당권을 놓고 주판알을 더 튕기고 있다. 여야 모두 임기 2년인 당 대표가 2012년 4월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까닭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집권 여당의 경우 셈법이 복잡하다. MB의 핵심측근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복귀설’과 맞물려 있다. 이에 따라 ‘6·30 정기 전당대회냐’‘8월 전당대회냐’로 시기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일단 한나라당 분위기는 ‘연기론’보다는 정기 전당대회 개최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미니 총선’으로 치러질 7월 재보선을 앞두고 지도부 공백사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6·30 전당대회에 출마 예상자로는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해 홍준표 전 원내대표, 안상수 원내대표, 정몽준 대표, 권영세 서울시당위원장, 진영 의원, 김태호 전 지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당 대표 최고위원을 비롯해 4명을 선출하고 여성몫으로 1명이 최고위원이 된다. 여성으로는 박순자 최고위원과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이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1만 여명이 넘는 당원·대의원들이 모여 1인2표를 행세한다.정 대표의 경우 지방선거 결과가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높지만 재출마를 확실시하고 있다. 반면 김형오 국회의장과 김태호 전 지사의 경우 당내 인사들과 접촉면을 갖고 있지만 출마는 불투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럴 경우 당내 친이, 친박 양진영에서는 당 대표로 정 대표가 재추대될 공산이 높다는 전망이다.

또한 친이 진영에서는 친이 안상수, 홍준표 의원이 2, 3위를 그리고 친박 몫으로 진영 의원이 4위를 여성 의원으로는 진수희 소장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친박 몫으로 진영 의원이 나서지만 권 의원이 공식적으로 ‘박근혜 지지’를 선언한다는 점에서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친박 성향의 대의원들이 재선의 진영의원과 3선의 권영세 의원 중 누굴 선택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2위가 누가 되느냐가 관건이다. 정 대표가 재추대 될 경우 2012년 대권에 나설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 당헌상 1년6개월전 당직을 관둬야 하다는 규정 때문이다. 이럴 경우 2위가 대표직을 승계해 19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친이 안상수 원내대표와 홍준표 전 원내대표간 2위 싸움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친이재오계의 주장처럼 ‘8월 연기설’이 현실화될 경우에는 셈법이 더 복잡하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7월 재보선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할 경우 당권 도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이 나설 경우 안 원내대표가 불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 대의원들의 지지로 당선된 정 대표와 이 위원장이 표를 나눠먹기 때문이다. ‘봉은사 발언 파문’으로 잠잠했던 안 원내대표의 국회의장 도전설이 재차 나오는 까닭이다.

이 과정에 ‘정몽준-이재오 밀약설’까지 나오고 있다. ‘정몽준 대권-이재오 당권’ 그림이 바로 그것이다. 친이계가 정 대표에게 표를 나눠줘 1위를 만들고 1년6개월전에 당 대표직을 이 위원장이 승계해 당 대표가 된다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정-이 밀약설’에 변수는 많다. 당장 친이 일각에서 주장하는 ‘8월 전대 연기설’의 주장이 수용돼야 한다. 또한 MJ가 1위를 차지하려면 6월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의 선전도 전제돼야 하고 이 위원장이 7월 재보선의 ‘별들의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은평 재보선에서 친박 후보의 출현도 막아야 한다. 또한 지방선거와 재보선 파고를 넘는다고 해도 이 위원장은 안심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표의 출마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이 녹록하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