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올시즌 선발 등판 4월7일 ‘역사 다시 쓴다’

2004-04-09      
텍사스 레인저스 박찬호(31)의 올 시즌 첫 등판이 확정됐다. 4월 7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어슬레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제2선발로 출격한다.벅 쇼월터 감독은 3월 24일 한국 내 메이저리그 경기를 독점중계하고 있는 문화방송(MBC)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박찬호는 시즌 두번째 경기에 선발로 내보낸다. 23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그가 던지는 것을 보고 마음을 굳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2001년 12월 텍사스와 5년간 6,500만달러에 계약한 박찬호는 2002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선 후 허리 부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에는 이스마엘 발데스에게 에이스 자리를 내주고 제2선발로 4월 1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해 2.2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그러나 올 시즌 박찬호의 제2선발 출발은 지난해와 사정이 전혀 다르다. 쇼월터 감독이 “박찬호는 LA 다저스에서 간판투수로 활약하던 시절의 구위를 거의 찾았다. 올 시즌 그가 재기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깊은 믿음을 보이고 있다. 2003년에 그는 박찬호에게 줄곧 실망 어린 눈길과 비판의 말을 내뱉다가 일찌감치 부상자 명단에 올려 2군으로 내려보냈다.

당시 박찬호는 허리 통증을 숨기고 등판을 계속하느라 직구 최고구속이 시속 148㎞에 불과할 정도로 최악의 컨디션을 보였다.최근 박찬호가 쇼월터 감독의 신뢰를 회복한 가장 큰 이유는 그의 구위에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시범경기 세번째 등판이던 캔자스시티전에서 최고구속 155㎞의 강속구를 던지고 제구력도 한결 안정됐다. 5실점(4자책점)을 했어도 표정에 흔들림이 없었고, 4회에 홈런을 내준 카를로스 벨트란을 5회 다시 만나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공격적인 자세와 강한 승부욕을 좋아하는 쇼월터 감독은 이를 보고 박찬호의 제2선발 기용을 최종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