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4시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22] 김영재 민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
“전문위원은 정책 브레인이다”
2010-04-20 전성무 기자
정당의 정책결정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질까. 국회의원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각 정당은 정책위원회에 국회 상임위 별로 전문위원을 두고 있다. 행정안전, 법제사법, 국방, 기획재정, 지식경제, 국토해양 전문위원 등이 대표적이다. 전문위원은 당과 정부의 정책에 대한 검토를 거쳐 대안을 제시한다. 당의 정책을 개발하고 당론 법안을 심의, 국회 상임위에 대한 입법 활동을 지원하는 것. 김영재 민주당 정책위 수석전문위원을 만나 정책전문위원에 대해 알아봤다.
“전문위원은 당에 없어서는 안 될 브레인이다” 지난 4월 14일 오전 김 위원이 기자를 만나 한 말이다. 김 위원은 지난 1994년 민주당 정책위원회 지방자치정책전문위원을 시작으로 올해로 17년째 정책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위원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향을 받아 정치계에 입문했다. 90년대 초반, 김 전 대통령이 단식투쟁으로 쟁취했던 지방자치제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김 위원은 당시 민주당 정책위 전문위원 공채시험을 치르고 당 정책위 전문위원으로 정계 첫 발을 내딛었다. 김 위원은 “95년 지방자치가 전면 실시돼 정권교체 틀을 마련하고 김대중 총재가 대통령에 당선됐다”면서 “이 때문에 청와대 행정관이라는 국정 경험을 하게 된 것은 내 정치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그가 소개하는 전문위원의 업무를 들어봤다. 우선 정책위원회는 정책위 의장을 중심으로 수석부의장, 정책조정위원장, 부의장 등 15명 내외의 회의체다.
김 위원에 따르면 전문위원은 보통 정책조정위원장의 지시를 받아 해당 상임위 간사 등과 협의, 정책을 입안하고 법률안과 예산안 등을 검토한다.
전문위원은 또 수석부의장 주재 정책위 기획회의에서도 안건보고를 하며, 위원회는 이를 참고해 해당 안건을 전체회의에 부의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전체회의는 정책위 의장이 주재, 당론발의법안을 심사하고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서 결정된 안건은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고위정책회의와 정책의총을 거쳐 당론으로 최종 확정된다.
김 위원은 전문위원이 이 같은 당 정책결정 업무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판단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정책보고를 보통 30분 안에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 안건 관련 사안에 대해 미리 파악하는 것은 필수다. 그렇다면 수석전문위원과 일반 전문위원이 다른 점은 무엇일까. 김 위원은 이에대해 “정책위 내에서 수석전문위원이나 전문위원의 역할을 같다”면서 “그러나 오랜 전문위원 경험을 가진 사람을 수석으로 임명해 유관 분야 정책의 조정이나 정책조정위원회의 대외적 창구 역할을 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우리나라 전문위원 제도가 의회정치가 발달된 영국과 비교해도 잘 발달돼 있다고 했다.
김 위원은 “대한민국 국회는 각 상임위별로 전문위원을 두고 각종 안건에 대한 검토보고를 하도록 하고 있다”며 “여기에 교섭단체 구성 정당의 전문위원이 당직과 국회직을 겸직해서 참여해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된 영국 못지않게 입법지원조직도 잘 정비돼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지난 십수년 동안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몸담은 정당의 당명은 바뀌었지만 한 번도 한 눈 팔지 않고 이 길을 걸어왔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