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4시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 [20] 양석주 국회사무처 기획편성담당관

“방송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 사회적인 공기”

2010-04-06     전성무 기자

국회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곳이 있다. 국회 사무처 방송기획관실 산하 기획편성담당관실이다. 국회방송(NATV)의 전체 업무계획을 수립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입법기관의 대표 방송이기 때문에 정치 사안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곳 직원들은 공정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있다. 양석주 기획편성담당관을 직접 만나 국회방송이 어떤 곳인지 알아봤다.

“방송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회적인 공기다”

지난달 30일 국회 의정관 5층에서 만난 양석주 국회사무처 기획편성담당관은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양 담당관은 EBS교육방송 PD출신으로 1985년 EBS 공채를 통해 방송계에 투신했다. 1994년 케이블TV가 출범하자 원년 멤버로 참여했다.

양 담당관은 어린이채널, 바둑TV, 여성채널 등 케이블 방송을 거쳐 국회로 들어온 방송 25년차 베테랑이다. 이런 양 담당관은 방송기획관실 산하 3개실(기회편성, 방송제작, 중계방송) 중 기획편성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기획편성담당관실은 국회방송의 심장부나 다름없다. 방송 제작이 이뤄지기 전 모든 단계를 기획편성담당관실에서 담당한다. 프로그램을 기획 입안하는 것은 물론, 방송 송출까지 책임지고 있다. 이 부서 산하 아카이브실에서는 국회에서 나온 모든 시청각 방송 자료를 보관한다.

소임이 크다 보니 직원들도 대부분 방송 경력자들로 구성돼 있다. 국회는 정치적 쟁점이 충돌하는 곳이다. 이런 국회의 대표 방송이다 보니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양 담당관은 사실보도만 한다는 원칙을 지켜 나가고 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여·야가 대립하게 되면 방송 편성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양 담당관은 이에 대해 “사무처 지침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우리는 사실보도만 하고 판단은 국민 몫으로 돌린다”고 말했다. 양 담당관은 모든 직원들이 방송에 대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 알권리를 우선한다는 것. 실제 국회방송 개국 이후 여야의 목소리를 국민들에게 공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양 담당관은 평가했다. 양 담당관은 “미디어법과 세종시 정국 때도 여야에 치우치지 않고 사실 보도만 했다”고 했다. 방송은 모든 시청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 양 담당관도 방송 이후 시청자로부터 항의 전화를 종종 받았다. 양 담당관은 그럴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다. 국민들이 정치와 국회방송에 관심이 많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25년차 베테랑 방송인 양 담당관의 방송관을 들어봤다. 양 담당관은 “방송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거나 뭔가 유익한 것이 되야 한다”면서 “이로움이 있는 사회적인 공기가 방송이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전성무 기자] bukethead@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