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히딩크’ 코리아에 오나
2004-05-07 조민성
특히 일부 외국인 감독들은 벌써부터 한국행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늦어도 오는 5월 말까지로 예상되는 차기 대표팀 감독 영입이 더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현재 한국대표팀에 관심을 보인 지도자 중 브뤼노 메추 전 세네갈대표팀 감독(52)은 가장 유력한 차기 사령관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한국축구 지휘봉을 놓고 코엘류 감독과 막판까지 경쟁했던 메추 감독은 2006년까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알아인 클럽과 계약한 상태지만 옵션 조항에 따라 이동이 가능하며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 축구를 맡고 싶다는 의사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유력하다고 할 수 있다.일각에서는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복귀도 거론되고 있지만 오는 6월말에 끝나는 축구대표팀 기술고문직에도 재계약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한국축구와 다시 인연을 맺을 가능성이 낮다.
협회 관계자는 “오는 5월 초까지 대략적인 후보군을 확정짓고 5월 말에는 새 감독을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한국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두고 움베르투 코엘류 전감독(54)과 마지막까지 경합했던 브뤼노 메추 전 세네갈 대표팀 감독(52·현재 UAE 알 아인 감독)이 가장 먼저 한국행에 관심을 드러내 주목되고 있다. 메추 감독의 에이전트인 파프 디우프 국제축구연맹(FIFA) 에이전트는 최근 국내의 한 에이전트 업체에 보낸 두차례의 공문에서 “메추 감독은 (한국으로부터의) 조건 제시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한국행을 검토할 수 있는 금전적인 제안을 해 주면 고맙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프랑스 출신의 메추 감독은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세네갈 대표팀을 맡아 8강돌풍을 이끈 뒤 지난해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을 리그 정상으로 올리는 등 주로 제3국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알 아인과 오는 2006년까지 계약을 맺었지만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조건을 단 것으로 알려져 한국행에 큰 걸림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코엘류 감독과 경합할 때도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을 모아 효과적인 관리에 의존하기보다는 강한 추진력과 카리스마로 목표와 동기의식을 부여할 필요가 있는 한국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메추의 이 같은 움직임과 맞물려 25일 김진국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새로운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군에서 남미 출신 감독은 일단 제외된다”고 밝혀 그의 한국행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월드컵이나 유럽선수권대회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 능력이 검증됐고 대한축구협회가 정한 대표선수 차출 규정에 따라 제한적인 시간 내에서도 제대로 팀을 운영할 수 있는 지도자’라는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2006월드컵이 유럽(독일)에서 열리는 것을 고려한 결정이며, 일본이 팔캉(94년) 지코(2002년 이후) 등 브라질 출신 감독으로 그다지 재미를 못본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한때 코엘류의 후임으로 거론되던 스콜라리 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브라질 출신)과 룩셈부르크 전 브라질 대표팀 감독은 자연스럽게 후보군에서 빠지게 됐다.김 위원장은 또 “신임 감독을 결정하는 데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5월 말까지 감독을 결정하겠다던 생각에서 다소 변화된 발언이다. 협회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어차피 독일월드컵까지 책임져야 할 감독이라면 (6월 초의 A매치 일정에 맞춰)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코엘류 감독이 조기 퇴진한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신중한 행보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성화(코치) 대행체제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5월 말까지 신임감독을 선임한 뒤 6월 2일과 5일 터키전, 9일 베트남과의 월드컵 예선전은 새로운 체제로 치른다는 스케줄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경우에는 박성화 수석코치의 대행 체제가 28일 파라과이전 이후에도 가동된다. 협회 수뇌부는 25일 귀국한 가삼현 국제국장에게 보고를 들은 뒤 본격적인 영입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