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조기 정계 복귀설 진상
정동영 정세균 당권 다툼 “끼고 싶지 않아”
2010-02-23 홍준철 기자
손학규 전 지사가 칩거한 지 1년6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손 전 지사에 대한 러브콜을 꾸준하게 보내고 있다. 지난 10월 재보선 당시에는 출마를 명분으로 현재는 지방선거 역할론을 들며 정계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정동영 전 장관을 비롯해 정세균 대표 역시 손 전 지사와 손을 잡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 손 전 지사의 몸값은 올라가고 있지만 민주당과 손학규 지지율은 턱없이 낮게 나오고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당이 지지부진한데다 대권을 꿈꾸고 있는 손 전 지사는 ‘불쏘시개 역할’ 정도로 국민들의 대선 후보 선호도는 낮게 나오고 있는 점도 아픈 대목이다. 칩거를 계속할지 아니면 지방선거 역할론을 들어 정계복귀할 지 손 전 지사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손 전 지사가 칩거하는 배경은 ‘반성의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손 전 지사는 기존의 자신이 살아온 모습으로는 정계복귀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언급해 비장감마저 뭍어난다.
실제로 대선 후보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손 전 지사는 4%대를 넘은 적이 없다. 1위를 달리는 박근혜 전 대표를 차치하고라도 최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한국사회여론연구소 1월25일자) 유시민 전 장관, 정동영 전 대표, 한명숙 전 총리, 김문수 경기도지사뿐만 아니라 이회창 총재에도 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상황에서 당은 더 복잡하다. 고만고만한 대선후보를 갖고 있는 민주당의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세종시 문제로 한나라당이 친박, 친이간 혈투를 벌이면서 두나라당 된다는 비아냥을 받고 있지만 그 반사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동영, 정세균 두 계파로 나뉘어 파워게임만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설상가상으로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친노 인사들이 국민참여당을 만들어 외곽에서 압박하고 있다.
손 전 대표가 정계복귀를 꺼리는 원인이다. 실제로 손 전 지사의 한 측근은 “3월 복귀설, 4월 복귀설, 서울시장 출마설 등 다양하게 나오고 있는데 지방선거전까지 손 전 지사의 복귀는 어렵다”며 “지금 손 전 지사가 정계에 복귀하면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을 벌여야 하는데 그런 흐름에 참여하고 싶지 않다는 게 손 지사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경기도지사의 경우 정세균-김진표, 정동영-이종걸로 나뉘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내에서는 인물면이나 지지율에서 앞서는 김진표 의원이지만 경선을 치룰 경우 전국적으로 조직을 갖추고 있는 DY조직의 지지를 받아 이종걸 의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지사 ‘정동영-이종걸’ · ‘정세균-김진표’대리전
이 측근은 “손 전 지사로서는 김 의원이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지만 굳이 개입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며 “누가 되든 당내 경선을 통과한 후보를 밀겠다는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는 손 전 지사가 정계복귀를 하지 않더라도 지난 10월재보선처럼 수도권 선대위원장을 맡아 지원유세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7월 재보선에 출마설과 관련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뱃지를 다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변화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는 것만이 손 전 지사가 살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래저래 수도권 특히 경기도지역 출마를 준비하는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자들의 바람이 자꾸 손 전 지사의 조기 정계복귀설을 흘리고 있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하지만 민주당내에서는 손 전 지사의 조속한 정계복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동영-정세균’ 전북출신끼리 파워 게임 모양새보다는 수도권 출신인 손 전 지사까지 당에 복귀해 판을 키워야 국민들로부터 관심을 모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정동영 의원이 당에 복귀했지만 정세균, 정동영 카드로는 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한다”며 “치고받고 싸우더라도 손 전 지사가 당에 들어와야 당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조기복귀를 강조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