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메시지만 남기고 ‘잠적’
2006-04-12 구명석
이 관계자는 “현재 노장진은 휴대전화도 꺼놓은 상태이고 부산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는 형과 형수도 그의 소재를 모르고 있다”며 “ 그의 가족과 지인들을 통해 노장진의 거취를 수소문하느라 분주하지만 휴대폰도 꺼져있어 전혀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장진은 1993년 빙그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하지만 그동안 잦은 무단이탈로 문제를 일으켰다. 삼성 유니폼을 입었던 2004년 4월 광주에서도 음주 후 숙소를 무단이탈한 것이 김응룡 당시 감독과 선동렬 수석코치의 진노를 사 결국 롯데로 트레이드됐고 그 뒤에도 그의 돌출 행동은 계속됐다. 지난 해 7월 부인이 사망한 뒤 심적 충격으로 인해 시즌을 접었지만 올 초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시즌 재기를 노리고 개막전을 준비해 왔다.
하지만 주전 마무리투수인 노장진이 다시 개막전을 코앞에 두고 잠적함에 따라 롯데는 올 시즌 팀 마운드 운영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노장진 한 개인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롯데측은 임기응변식 대응으로 일관해 이런 사태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노장진 선수의 개인사에 대한 문제도 그렇고, 2004년 올스타 휴식기에 있었던 정수근 선수의 ‘취중 폭행 사건’등에서 구단이 취한 태도는 발 빠른 대응 보다는 자신의 치부를 숨기는데 급급했던 게 사실이다.
물론, 롯데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구단의 좋은 일이라면 몰라도, 망신스럽고 부끄러운 일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건 누구나 두렵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잘못을 자신과 구단이 빨리 파악하고, 더 나아가 진심으로 사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더 현명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싶다. 숨긴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상당수의 야구팬들은 한화시절부터 시작해 삼성 시절 때도 있었던 일이라 그리 놀랄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롯데는 올 시즌 100만 관중을 목표로 잡고 호세 복귀, 강병철 감독 영입과 더불어 사직 구장 천연 잔디 교체로 ‘부산의 봄’을 기대하고 있다. 자칫하다가는 롯데의 이런 기대가 흐지부지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팬들의 실망감은 더 커져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