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몸값 천정부지로 뛴다 2100만달러 손짓

2006-07-27     구명석 
요미우리 이승엽이 지난 19일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일본 프로야구 전반기 최종전에서 29홈런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이승엽은 장맛비로 인해 2경기 순연 끝에 열린 이날 경기서 볼넷 1개만을 기록한 채 3타수 무안타에 그쳐 아쉽게도 30홈런과 센트럴리그 전구장 홈런을 후반기로 미뤄야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미국 야후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제프 패산은 올시즌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9번째 선수는 이승엽이며 ML 진출시 이승엽의 몸값은 3년간 2,100만달러(약 200억원) 수준의 계약이 예상된다고 보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9일 한신 타이거스전을 끝으로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화려했던 2006 시즌 전반기를 마감했다. 폭풍타를 휘두르며 한국과 일본 양국 야구팬의 이목을 한데 사로잡았던 이승엽.

이승엽, 29홈런으로 전반기 마감

한신전에서 고대했던 30번째 홈런은 끝내 터뜨리지 못했으나 이승엽은 이날까지 홈런 29방을 쏘아 올리며 양 리그 통틀어 이 부문 부동의 1위를 질주했다. 장맛비로 인해 2경기 순연 끝에 열린 이날 경기서 이승엽은 8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낸 한신의 오른손 선발 후쿠하라 시노부의 절묘한 볼 배합에 막혀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고 팀은 0-1로 졌다.

이승엽 또한 아쉽게도 이날 고시엔구장에서 아치를 넘기지 못하고 센트럴리그 전(全) 구장 홈런은 후반기로 기약해야했다. 센트럴리그 타격 3위(0.323), 최다안타 2위(109개), 타점 4위(64개), 장타율 2위(0.638), 득점 1위(70개)에 오르며 일본 진출 3년만에 사실상 일본 야구를 평정했다. 지난 2년간 활약했던 퍼시픽리그 지바 롯데 마린스를 떠나 일본 최고 명문구단 센트럴리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새 둥지를 튼 이승엽은 이적하자마자 거인군 역사상 70번째 4번타자로 낙점됐고 그 임무를 120% 이상 수행하며 단숨에 일본 최정상급 타자로 발돋움했다.

지난 3월 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홈런(5개), 타점(10개)부문 1위에 올라 방망이 실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이승엽은 지난 3월31일 요코하마와 시즌 개막전에서 1회 결승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요미우리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승엽은 전반기 전체 89경기중 부상으로 1경기 쉰 것을 제외하고 88경기서 모두 선발로 출전해 침체에 빠진 요미우리 타선을 혼자 이끌다시피 했다. 득점권 타율도 0.320에 달해 찬스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한·일 통산 400홈런의 대기록에도 3개만을 남겨 두고 있다. 이승엽은 25일 도쿄돔서 열리는 히로시마와의 홈경기에서 다시 한번 힘찬 후반기를 시작한다.

“리그 개인성적에 만족 팀은 아쉬움”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은 파워와 정확함을 두루 갖춘 가장 이상적인 타자로 성장했다. 이승엽이 지난 19일 일본 오사카 인근의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 시즌을 마감한 뒤 “홈런과 타율 등 전반기 개인 성적에 만족한다. 하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아 좀 아쉬움이 남는다.

후반기에도 전반기 페이스대로 잘해 나가겠다”고 자신의 성적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87게임에서 29발의 대포를 발사한 이승엽은 50홈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부드러운 스윙에 겨우내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기른 파워를 가미, ‘걸리면 넘어가는’ 대포쇼를 벌이고 있다. 홈런 평균 비거리는 120m. 일본 11개 구단을 상대로 모두 홈런을 터뜨렸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타율. 2004년 0.240, 지난해 0.260을 때렸던 이승엽은 올해 좌우 스트라이크존이 더 넓고 볼 배합이 까다롭다는 센트럴리그의 투수들을 상대로 3할의 고타율 행진을 벌이며 급성장했다.

센트럴리그 홈런 레이스에서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22개)를 무려 7개 차로 따돌리며 선두로 질주하고 있고 타격 3위, 득점 1위, 최다안타 2위, 장타율 2위, 타점 4위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 지난 해 롯데 마린스에서 기록했던 30홈런을 전반기에 돌파하지 못했지만 요미우리 4번 타자로 흠 잡을 데 없는 좋은 성적이다. 다만 시즌 초반만 해도 리그 선두를 달리던 요미우리가 연패를 거듭하며 5위(38승49패2무)의 초라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친 게 아쉬운 대목. 이날 경기에 앞서 수비 훈련 중 오른쪽 손목 통증을 호소했던 이승엽은 지난 21일과 22일 올스타전에 감독 추천 선수로 참가한다.개인적으로 올 시즌 40홈런을 목표로 잡았다는 이승엽이 후반기에도 활화산 같은 방망이 실력을 뽐내며 메이저리그 진출이냐 요미우리 잔류냐의 선택을 놓고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를 팬들은 고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행이냐? 요미우리에 베팅이냐?” 관건

이런 맹활약 속에 요미우리와 1년 계약한 그가 시즌 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최상급 에이전트로 꼽히는 SFX의 얀 텔름과 미국 진출을 타진 중인 가운데 또 한 명의 큰손 스캇 보라스도 이승엽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3년간 2,100만 달러는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가 미국땅을 처음 밟을 때 받은 금액으로 이승엽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요미우리도 눈 앞에서 이승엽을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와타나베 쓰네오 요미우리 회장은 이미 이승엽이 최고의 타격감을 과시하던 4월초 그를 시즌 후 붙잡을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승엽은 최근 한국언론과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가 꿈이지만 요미우리에서 너무 행복하다. 2005시즌뒤 나를 불러준 팀은 전 소속구단인 지바롯데를 제외하고 요미우리 밖에 없었다. 지금성적이 좋아서가 아니라 요미우리 유니폼을 입는 순간부터 후회한 적이 없다. 일본에서 계속 뛴다면 요미우리에 남고 싶다”며 요미우리와 메이저리그 진출을 동일한 위치에 놓고 저울질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만큼 일본 최고구단 요미우리가 가져다주는 명예와 부, 팬들의 관심 등도 이승엽이 놓칠 수 없는 매력포인트다.

일단은 삼성 잔류 대신 더 큰 꿈을 위해 일본을 택했듯 일본 야구를 정복한 이승엽이 또 다른 큰 포부를 펼치기 위해 원래 목표대로 미국 진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승엽은 그러나 “지난 2003년 메이저리그 진출 타진 당시 터무니 없는 금액을 부르는 바람에 상처를 받았다”며 “제 값을 받지 못한다면 무리해서 미국 진출을 노리지는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최고 타자로 입지를 굳힌 이승엽은 현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만 이어간다면 미국과 일본 양국에서 몸값이 천정부지로 폭등할 확률이 커 올해 말 행복한 고민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야후, ML시장에서 이승엽 ‘베스트9’로 꼽아

일본프로야구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이승엽에 대해 미국프로야구에서도 본격적인 관심을 드러냈다. 올시즌 뒤 메이저리그행을 타진하고 있는 이승엽에 대해 미국 ‘야후 스포츠’가 ‘올해 FA(프리에이전트)시장 톱10급 선수로, 3년 2,100만달러(약 200억원) 수준의 계약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야후 스포츠 컬럼니스트 제프 패산은 지난 16일(한국시간) ‘FA 스카우팅 리포트’를 통해 ‘올시즌 뒤 FA시장의 관심을 끌 선수’ 25명의 리스트를 열거한 뒤 이승엽을 이중 9번째에 올려 놓았다. 이승엽의 계약에 대해서 3년 2,100만 달러(연평균 700만달러) 정도로 전망했다.패산은 이승엽에 대해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세웠고, WBC에서 홈런왕에 올랐다.

올해 일본 센트럴리그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고 있는 선수로 올시즌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하면 엄청난 관심을 끌 것’이라고 설명했다.3년 전 메이저리그로부터 터무니없는 금액 100만 달러를 제시받자 미련 없이 일본으로 진출했던 이승엽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일본에서의 대활약으로 인해 주가가 급등했다.3년간 2,100만달러는 마쓰이 히데키(2003년 뉴욕 양키스), 마쓰이 가즈오(2004년 뉴욕 메츠·현 탬파베이)등 일본 특급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와 같은 조건이다.

최근 CNN-SI도 뉴욕 양키스를 비롯한 미국내 여러 구단이 이승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짤막하게 보도한 바 있다.패산은 가장 주목할 선수로 일본 세이부 우완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주목한 뒤 그의 예상 몸값을 4년 5,000만달러로 전망했다. 톱10에는 배리 지토(오클랜드), 알폰소 소리아노(워싱턴), 카를로스 리(밀워키), 노마 가르시아파라(LA 다저스), 제이슨 슈미트(샌프란시스코) 등 내로라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포함됐다.
<구명석 기자> gms75@ilyoseoul.co.kr


# 이승엽·김동수 수재의연금 전달“수재민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었다”

요미우리 이승엽(30)과 현대 포수인 김동수(38) 선수가 최근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은 수재민을 돕기 위해 온정의 손길을 전했다.이승엽은 지난 19일 고시엔구장서 열린 한신전이 끝나고 조용히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그는 어떤 계기로 성금을 내게 되었나? 라는 질문에 그제서야 “아내로부터 폭우 때문에 국민들이 고생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상의 끝에 수재민들을 조금이나마 돕기로 했다”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이승엽은 삼성 시절인 1999년 54홈런을 때리며 ‘국민타자’로 발돋움한 이래 꾸준히 선행을 해왔다. 그 동안 성금을 내고 자선행사에 나서 기부한 돈만도 수 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5,000만원을 한꺼번에 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승엽이 이전까지 가장 많은 성금을 낸 것은 2004년 프로야구선수협회를 통해 전달한 4,540만원이다. 이 돈은 유소년 야구 기금으로 쓰였다. 또 2003년에는 40홈런 이후 100만원씩(총액 1,700만원)을 청각장애학생으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에 기부했다. 또 이승엽은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가 터졌을 때 1,000만원을 냈고. 대구시 장애인복지협회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매년 1,000만원씩을 기탁했다. 자선 행사를 위해 사인회를 열고 기념품을 기증한 경우는 수도 없이 많았다.

한편, 현대의 프로야구 최고령 포수 김동수(38)도 최근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은 수재민을 돕기 위해 지난 20일 전국재해구호협회(http://www. relief.or.kr / 02-3272-0123)에 수재민 돕기 성금으로 200만원을 기탁했다.프로야구 선수로 수재의연금 모금에 동참한 것은 일본야구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5,000만원을 기탁하기로 한데 이어 김동수가 2번째로 개인적 성금을 냈다. 김동수는 “며칠 전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어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TV를 보다가 계속된 장마로 인하여 전국적으로 많은 수재민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크고 작은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 성금 기탁을 생각했고 실천했을 뿐이다. 작은 금액이어서 오히려 미안할 뿐”이라며 성금을 기탁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수재민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었다”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지켜보는 우리들의 마음까지도 훈훈하게 한다.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