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해프닝’ 亞대회, ‘이슈 만점’ 피스컵…“뭘 봐도 즐거워”

2007-07-20     남장현 
요즘 축구팬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국내외 각지에서 흥미진진한 국제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팀은 물론, K리그 클럽까지 가세해 재미를 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빅 매치가 계속돼 밤낮으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무엇보다 동남아 4개국에서 진행중인 07 아시안컵이 눈에 띈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47년만의 아시아 정상을 향해 어려운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출발이 좋지 못했다. 대표팀은 7월11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D조 예선 첫 대결에서 지난 18년간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숙적 사우디와 통한의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나 볼거리는 많았다. 팀내 최단신(170cm) 최성국이 보기 드문 헤딩골을 성공시켰고, 종료 6분을 남기고선 ‘정전 사태’가 발생, 약 24분간 경기가 중단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국내에서도 K리그 디펜딩 챔프 성남일화가 출전한 피스컵이 진행돼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아시안컵이 해프닝으로 초반 흥미를 던졌다면 피스컵은 클럽 축구의 매력과 다양한 이슈로 관심을 끌었다.

특히 대회를 주관한 종교단체 통일교(통일그룹)의 위세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7월11일 성남과 영국 프리미어리그 클럽 볼튼 원더러스가 서울 상암 월드컵구장서 벌인 개막전(1-1)을 찾은 공식 관중은 총 4만8000여명. 굳이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평소 성남의 리그 평균 관중을 생각할 때 ‘동원’의 가능성을 충분히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포클랜드 전쟁으로 여전히 껄끄러운 관계인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명문 클럽(레딩FC와 리버플라테)이 서로 격돌했고, 부상으로 대표 차출에 응하지 않은 설기현은 막상 소속팀 레딩 선수단과 함께 실시한 훈련을 잘 소화해 축구협회를 당혹케 했다.

아시안컵은 이달 말까지 계속되며 피스컵은 이번 주말(21일)까지 국내 각지에서 이어져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시원스레 날릴 작정이다.

한편 조동현 감독이 이끈 한국 청소년대표팀이 일찌감치 탈락, 이제 한국과는 관계없는 대회가 됐지만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U-20 FIFA 세계 청소년월드컵과 남미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코파아메리카 대회가 베네수엘라에서 치러져 이른 새벽녘, 팬들의 단잠을 깨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