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는 아마추어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2005-05-11
한 홀 트리플 보기에 한 홀 버디라면 두 홀에 2오버파이니 보기 플레이다. 보기 플레이어가 보기 플레이를 하면 전혀 못 친 것이 아닌 셈이고, 따라서 골퍼 본인은 새로운 의욕으로 플레이를 계속할 수 있다. 사실 80대 중반을 치는 골퍼들도 자주 트리플 보기를 범한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의 핸디캡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버디 때문이다. 하나의 버디가 한 홀의 몰락을 잊게 해준다. 결국 버디는 아마추어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다. 잡기 싫어 안 잡는 것은 아니겠지만 버디도 습관이니 만큼, 찬스가 오면 “내 주제에…”하지 말고 집중해야 한다. 공을 들이는 만큼 보답이 오는 게 골프다. 버디가 청량제라면 더블 보기는 미지근한 맥주다. 더블 보기에는 명쾌한 이유나 요인이 없다. 한 마디로 가장 찜찜한 것이다. 파4홀에서 3온 후 3퍼트이거나 핀에 붙여 파를 잡으려는 순간 뒤 땅을 쳐서 4온을 하는 식이다.
그래서 골프를 웬만큼 치는 사람들은 더블 보기를 싫어한다. ‘지저분한 것’이 섞인 더블 보기는 바로 ‘정신 못 차린 골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레그 노먼이 말하기를 “가장 완벽한 골프는 무보기 골프”라고 했지만, 아마추어 처지에서는 더블 보기 없는 골프야말로 완벽한 골프일 것이다. 더블 보기가 없다는 것은 골프를 진정 열심히 쳤다는 의미다. “아차!”하는 순간 한 타가 날아가는 게 골프인데, 더블 보기를 기록하지 않았다면 사소한 실수 없이 90번 내외의 샷을 친 것이다. 90번 동안 매번 집중을 했으니 얼마나 대견스러운가. 그러니 아마추어 골퍼들은 더블 보기 없는 골프를 최선의 골프로 추구할 필요가 있다. 만약 3라운드 동안 더블 보기가 하나도 없다면, 당신의 골프는 기술적으로나 전략적으로 급상승세에 있음이 분명하다. 물론 18홀 동안에만 더블 보기가 없어도 당신은 스코어에 관계없이 무척 흡족할 것이다. 버디를 잡으려다가 보기를 하는 것은 용서할 수 있다.
그러나 파를 잡으려다가 더블 보기를 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버디 추구의 적극성은 최악의 상황이 빚어지더라도 보기에 그치며, 스코어상으로도 용서받을 수 있다. 더블 보기는 과욕에서 비롯되는 게 바로 골프다. 버디는 적극적으로 노려야 하지만, 보기 찬스에서는 보기를 한다고 생각해야 더블 보기를 예방할 수 있다. 버디 찬스인지 보기 찬스인지 확실히 구별한다면 스코어는 획기적으로 개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