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석탄공사 사장 ‘희한한 재공모’

조관일 전 석탄공사 사장 후임 인선 ‘낙하산’ 조짐

2010-02-01     홍준철 기자
대한석탄공사가 공석이 된 사장 자리를 공모 후보자 면접을 통해 평가보고서까지 작성해놓고 뒤늦게 ‘재공모하겠다’고 밝혀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친분이 깊은 석탄공사 임원추천위원장인 권춘식 관동대 교수가 앞장서 재공모 절차를 밟고 있어 ‘낙하산 인사’를 보내기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추천위 측에서는 기존 사장 후보자들도 응모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1차 공모에서 떨어진 인사들로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특정 인사를 심기위한 재공모 아니냐는 게 중론이다.

석탄공사 임원추천위는 지난해 말 조관일 전 석탄공사 사장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임한 빈자리를 메꾸기위해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30일 공개 모집을 통해 지난달 18일 후보자에 대한 임원추천위의 면접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권 위원장, “모처에 전화하겠다” 으름장까지
그러나 임원 추천위는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기획재정부에 제출을 보류한 채 재공모 절차를 밟겠다고 돌연 밝혔다. 특히 7인의 후보자들은 석탄공사 사장에 응모해 서류전형, 면접에 평가보고서까지 작성된 뒤에 재공모 발표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임원추천위원장인 권춘식 관동대 교수에 대해 의혹어린 시각을 보내고 있다. 권 교수가 재공모 절차를 하는데 가장 앞장섰기 때문이다.

사장 모집과 관련된 한 관계자는 “권 위원장이 ‘모처에 전화하겠다’하면서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으니 재공모하자’고 강력히 주장했다”고 전했다. 권 교수가 구설수에 오르는 배경은 그의 이력 때문이다. 권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같은 포항 북구 흥해 출신으로 동향에다 동지상고 출신으로 두 인사의 고등학교 직속 후배다. 영남대를 졸업한 권 교수는 YS 시절 청와대 균형발전기획단 연구위원으로 현재 관동대 경영대학장 겸 경제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또한 2009년 3월부터 석탄공사 비상임이사로 겸직을 하고 있다. 이런 이력 때문에 그가 ‘모처에 전화하겠다’는 게 대통령의 친형이 아니겠느냐는 의혹마저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동향출신에 대통령 형제와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점에서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본지는 대한석탄공사를 통해 권 교수의 입장을 듣기위해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공사측은 ‘개인 사생활’을 들어 연락처 노출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본지는 연락처를 남겼지만 끝내 연락이 오질 않았다.


정권 핵심 실세 영입을 위한 재공모?

석탄공사측은 “항간에 권 교수가 석탄공사 사장직에 욕심이 있다. 지인을 영입하기위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 많은데 전혀 아니다”며 “재공모는 추천위의 고유권한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권 교수와 관련해 “추천위 위원장이나 위원들은 사장이 될 수 없고 특정 인사를 뽑기위해 재공모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권 위원장이 대통령 형제와 동향인지 학교 후배인지는 잘 모르는 사안”이라고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는 “기존의 7명 인사들 역시 재응모할 수 있고 위원장뿐만아니라 위원들 역시 재공모에 찬성해 이뤄졌다”며 “회사 사정이 어려워 역량 있는 CEO형 인사를 영입하기위해 재공모를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기존 ‘7인 후보자’가 모두 이력이 훌륭하고 자격미달 사유가 없다는 점에서 석탄공사주변에서는 ‘정권에 힘있는 실세를 영입하기위한 작업’이라는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