庚寅年 신년특집 ③ 2010년 지방선거 출마자 2400명 대공개
대선·총선 전초선 성격… 당마다 사활 달린 大전쟁 예고
2009-12-29 윤지환 기자
2010년 지방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겨울 추위를 무색케 하고 있다. 각 지역 주요 후보로 거론되는 예비 후보자들은 벌써부터 정보수집과 눈치 경쟁이 치열하다. 가장 관심을 끄는 지역은 단연 서울이다. 아울러 세종시 문제를 놓고 MB와 묘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가 이끄는 친박연대의 활약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교동계와 친노(盧)계의 부활도 이번 선거 판세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친박연대를, 민주당은 친노와 동교동계를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의 적이 가장 무섭다는 말이 있다.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안팎으로 맹공에 시달려 자칫 진흙탕싸움이 될 수도 있다.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대결지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대표주자들이 하나 둘 씩 전장으로 집결하고 있다. 동교동계의 정균환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12월 21일 전북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한데 이어 이계안 전 의원도 이날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출사표를 던졌다.
4선 의원 출신인 정 전 최고위원은 동교동계 핵심 멤버로 김대중 총재 특보단장, 새천년민주당 원내총무 등을 역임했으나 지난 18대 총선 탈락과 지난해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낙선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지난 서울시장 경선에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에 패했던 이 전 의원도 재도전에 나선다. 17대 대선 패배 이후 탈당과 18대 총선 불출마 선언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이 전 의원은 그간 서울시내 구석구석을 누비며 지방선거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당내 경선이라는 1차 관문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정 전 최고위원의 경우 김완주 지사와 공천권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며, 이 전 의원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김성순 민주당 의원 등 당내 후보는 물론 국민참여당 소속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 야권 후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난제(難題) 불구 선거전
3선인 원희룡 의원은 지난 12월 중순경 주말을 이용해 서울 출신 의원 8명과 부부동반으로 고향인 제주도를 찾았다. 원 의원은 최근 의원들과의 1대1 면담 등을 통해 지지세력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친이(親李) 핵심인 정두언 의원도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정 의원이 원 의원 등과 경쟁구도를 형성해 분위기를 띄운 다음 후보 단일화를 통해 오 시장과 맞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내년 7월쯤으로 예상되는 당 대표 경선 열기도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최근 김정훈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대표단 일부와 한 상임위원장 등 5~6명과 함께 대표 경선 전략수립에 나섰다. 홍준표 전 원내대표도 재선거 당선 의원 축하자리를 만드는 등 의원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당권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재선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던 김문수 경기지사도 당 대표 출마 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재선에 나서지 않을 경우 임태희 노동부장관, 전재희 복지부장관,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 정병국 원유철 의원 등이 경기지사 경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의 지지기반인 영남권의 경우, 부산은 정의화 서병수 의원, 대구는 이한구 서상기 의원 등이 의지를 갖고 움직이고 있다. 다만 친박계가 강한 영남권에서는 계파 내 대권 전략과 계파 세력 분포 등에 따라 경선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친노세력 약진 보일까
이밖에 중도개혁노선 등을 통한 외연 확대를 목표로 남경필 권영세 정두언 나경원 정태근 의원 등이 만든 ‘5인 모임’은 시도지사· 당 대표·대선후보 경선 등에 독자후보를 내기로 하고,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장윤석 김기현 의원 등이 가세해 ‘7인 모임’으로 확대될 예정으로, 내부의 ‘마이너 리그’를 거쳐 후보를 자체적으로 선출한 뒤 경선에 참여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계획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2월 10일 국민참여당에 입당했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를 향한 친노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유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창천동 참여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가 권력을 사유화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5년으로 끝내는 데 미약한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서 참여당 당원이 됐다”고 밝혔다.
참여당은 15일 창당준비위를 결성하고 내년 1월 17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병완 창당준비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가능한 한 전국에서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으로서 참여당의 안정궤도 진입 여부는 내년 지방선거 승패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우선 유 전 장관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참여당이 민주당과 차별화된 정책과 전략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유 전 장관이 수도권 광역단체장이 되는 등 성과를 낸다면 참여당은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친노계 서울시장 후보로는 한명숙 전 총리도 거명됐으나 현재 검찰조사로 인해 불투명한 상태다. 경남도지사로는 김두관 전 장관, 광주광역시장에는 정찬용 전 청와대수석이 나갈 수 있다.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 윤승용 전 홍보수석, 김태년 전 의원, 정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도 지방선거 출마 후보로 거론된다. 민주당에서는 안희정 최고위원과 이용섭 의원이 각각 충남도지사와 광주광역시장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참여당이 지방선거에서 가시적 결과를 내지 못할 경우 분열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윤지환 기자] jjh@daily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