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매쟁이 ‘대변신’ … “좋은 만남 주선하겠다”
2006-03-02 이수향
남녀간의 잘못된 만남이 이혼증가를 부추기고 있고, 그것이 저출산과 연결되므로 보다 과학적으로 만남이 이뤄진다면 이혼증가율을 상당부분 낮출 수 있으며 그런 측면에서 결혼정보회사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전씨의 생각이다. 현재 여론조사 연구기관인 ‘한국정책연구원’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씨는 “오는 5월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선거컨설팅 등 자문요청이 점점 늘어나 바쁘게 생활하고 있지만 이혼율 상승의 원인과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도 의욕적으로 활동할 생각”이라는 포부를 피력하기도 했다. 전씨는 미국에서 국가 기밀 누설 혐의로 실형을 살았던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 씨의 후원회 일을 같이 하면서 후원회장이었던 이웅진 선우 대표이사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YS시절 실세로 통해
이처럼 중매쟁이로 변신한 전씨는 YS정부의 ‘선거전략가’로 잘 알려져 있다. 전씨는 지난 92년 대선 때 일명 ‘동숭동팀’을 가동해 김영삼 대통령 당선을 이끌며 문민정부 실세로 활동했다. 전씨는 문민정부 출범직후인 93년 2월 청와대 정책수석비서관에 내정됐다. 당시 YS는 전씨의 직책을 고려해 정책수석을 새로 신설할 정도로 그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강했다.하지만 전씨의 장인이 고하 송진우 선생의 암살범임이 드러나고 학력허위 기재 등의 문제가 불거져 결국 청와대 입성은 좌절됐다. 전씨가 낙마하자 YS는 정책수석실을 폐지하고 사회문화수석실을 신설했다.
선거캠프 영입 1순위
비록 청와대 입성은 좌절됐지만 전씨는 당시 실세로 통했다. 전씨가 광주민방 사업자 선정비리에 연루되어 실형을 선고 받았다는 사실은 그가 실세였음을 반증하고 있다. 94년 대주컨소시엄 대주주로 참여한 대신그룹 이준호 대신증권 사장으로부터 “민방사업자가 되도록 도와주면 정계진출 비용 등으로 40억원을 주겠다”는 제의와 함께 3차례에 걸쳐 15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던 것. 이 사건으로 법정구속된 전씨는 2000년 2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죄가 적용돼 징역 3년에 추징금 14억5천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정계 등에 영향력 있는 지위에 있으면서 거액을 받은 점 등은 엄벌에 처해 마땅한 만큼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이후 집행유예로 풀려난 전씨는 크고작은 선거 때마다 여야를 망라한 각 선거캠프의 영입 1순위로 거론됐지만 일체의 정치활동을 자제해 왔다.선거전략가에서 중매쟁이로 변신한 전씨가 이혼증가와 저출산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는데 일조할 수 있을지 그의 향후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