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핵무기 저장소로 바뀌고 있다?

2004-02-05      
“한반도가 핵무기 저장소로 바뀌고 있다.”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미국의 체니부통령이 다보스에서 한 연설내용이다. 필자가 14년 전인 90년대 초부터 우려하고 경고했던 일이다. 친북좌파세력들의 북한에 경도된 안보시각 때문에 북한핵에 무감각했고 북한핵을 한반도의 안보현실과 무관한 것으로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오늘의 현실은 어떠한가? 국제원자력기구(UAEA) 앨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북한핵으로 인해서 핵전쟁의 위험이 역사상 최고수준으로 높아졌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지와의 대담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핵전쟁의 위험이 가장 큰 상태”라면서 “핵무기가 절제력이 없는 독재자와 테러리스트의 수중에 들어갈 가능성”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으며 더 나아가 북한의 핵프로그램은 현재 세계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것’이며 “북한에서 만일 사용 준비를 완료한 폭탄이 발견되더라도 나로선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핵확산 방지체제의 세계최고 책임자가 하고 있는 말이다. 지구상에 핵전쟁의 위험이 최고조에 달했고 그 중에서도 북한핵이 가장 위협적이라고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떠한가? 대통령, 정부, 국민 모두 놀라울 정도로 무감각하고 무지하다. 기가 막히는 이 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기는 고사하고 그동안 북한 핵을 오히려 부정하거나 과소평가 일변도의 입장을 고수해온 것이다. 이제 우리의 사정은 몹시 급박하게 되었다. 북한은 지난해 이미 최소 5~6개의 핵무기를 생산하는 단계를 넘어섰으며, 그 중 일부는 놀랍게도 소형화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최소 5~6개 이상의 핵폭탄을 가지고 있으며, 더욱 가공할 일은 이 핵폭탄을 소형탄두화 하는데 이미 성공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의지와 집념은 4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필자는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90년대 말 일부러 러시아의 핵개발 도시인 두브나를 방문, 핵개발 연구소를 시찰한 바 있다. 그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소련이 길러낸 북한의 머리 좋은 박사급수준의 핵 과학자만도 500명 이상이 된다는 것이었다. 북한의 핵개발수준은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다음인 세계 9번째의 수준인 것이다. 북한은 핵개발의 단계를 넘어서 700kg으로 경량화·소형화된 핵탄두 개발에 성공하고 있는 것이다. 5,000~6,000kg의 핵폭탄을 700kg으로 경량화 하고, 또 소형 탄두화하는데 성공하고 있는 북한의 핵개발 수준은 스커드 미사일에 장착했을 때 500km를 날릴 수 있고, 노동미사일에 장착했을 때는 1,300km를 나를 수 있게 되어 한반도 전역을 넘어서 일본과 일본 주둔 미군을 위협하고 있다. 북한은 과연 이 단계에서 핵폐기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핵폐기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김정일이 리비아의 가다피처럼 유연한 입장을 취할 수 있을까? 김정일의 궁극적 목표는 핵보유국 선언의 단계로 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리비아의 모델을 선택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선 것이 김정일의 딜레마가 아닐까? 핵보유국가 선언의 일보직전에 서있는 김정일이 핵국가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을까? 북한과 리비아, 김정일과 가다피는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한 점 보다는 상이한 점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이것이 한반도의 비극이다. 더욱 큰 비극은 미국과의 관계다. “미국이 북한보다 한국에 더 위협적인 존재”라는 여론조사는 정부안에 있는 친북좌파세력들이 유도하고 있다고 미국은 믿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들은 한국정부에 분노하고 있다. 작년 11월 민간사절단을 이끌고 미국 조야의 요인들을 만나본 결론은 한국정부의 태도와 입장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분노는 북한핵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고립시키고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놀랍고 무서운 선택을 할지도 모른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미국은 옛날의 미국이 아니며 미국은 무서운 변화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