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 ‘충청 지키기’안간힘
세종시가 수도분할이면 과천도 수도분할"
2009-11-17 박태정 기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정운찬 총리를 강력 비판했다.
최근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일정을 당초 내년 1월 말에서 연내로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5역 회의에 참석해 “결국 정부가 이미 다 짜 놓은 방향과 시나리오에 의해 구색 맞추기로 세종시 민간합동위원회를 구성한 것이다. 또 한번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정 총리는 자신의 소신을 펼 수 없다면 차라리 그만두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총재는 “정 총리가 위원회를 만들어 충분한 검토로 안을 만든다고 했을 때 신뢰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는데 연내에 하겠다는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며 “정 총리는 그렇게 하지 말고 좀 진지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총재는 ‘세종시가 수도분할’이라고 주장하는 ‘세종시 수정론’에 대해 과천의 사례를 들어 세종시는 수도분할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이 총재는 “서울을 옮기는 수도이전, 즉 천도와 행정부처 일부를 분산시키는 이전은 본질적으로 같을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세종시 수정 입장의 사람들은 세종시가 수도분할이라고 생각해 국가적 안위와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도이전 즉, 천도론이 매우 인식이 나빴던 점에서 세종시도 수도이전과 맥을 같이 하는 수도분할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종시는 이미 헌재가 판시한 바와 같이 수도분할이 아니다”라며 “행정부처 일부 이전을 수도분할이라고 한다면 현재 경기도 과천에 분산 배치되어 있는 정부부처도 수도분할이라고 봐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세종시 원안추진 발언으로 충청권 지지를 지키고 있다가 ‘원안+알파’를 발언한 박근혜 전 대표로 충청지지율에 뒤져있다. 반면 ‘세종시 수정론’을 제기해 논란의 시발점이 됐던 정운찬 국무총리와 충청권 총리설이 돌았던 심대평 의원에 대해 지지율 또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청권의 한 주민은 “정운찬, 심대평은 그야말로 충청도의 자존심을 팔아먹고 있다”면서 “심대평은 자기가 총리로 들어가서 세종시를 팔겠다고 했는데 이회창 총재가 안 말렸다면 지금 정운찬이 하는 일을 자기가 했을 것”이라고 분노의 목소리를 토해냈다.
또 다른 주민도 “정운찬, 심대평은 국무총리를 시켜준다고 하니까 고향을 배신했다”면서 “수정안이라고 하는데 원안이 부족하면 플러스알파를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세종시 원안추진 발언으로 충청도 출신 잠룡들 중에서는 이익을 얻고 있는 셈이다. 특히 충청권에서 세를 가지고 있는 심대평 의원과 차별화를 통해 차기 대권으로 직행하거나, 아니면 캐스팅보드를 쥘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