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한계 넘어 정치적 존재가치 극대화 전략

정동영 ‘거침없는 쓴소리’

2009-11-10     박태정 기자

무소속 정동영 의원(전북 전주덕진)이 지역과 중앙을 넘나드는 현안 문제에 대해 거침없는 ‘쓴 소리’를 하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4·29 재선거를 통한 정계 복귀 이후 최대한 말을 아껴왔다. 최근 정 의원은 강한 화법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소속 의원으로서의 정치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정치적 존재 가치를 극대화시켜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동영 의원의 정치 행보가 빨라졌다. 최근 지역과 중앙을 넘나들며 세종시, 미디어법, 아프칸 파병, 용산참사 등 현안문제에 대해 거침없는 쓴 소리를 하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10월 4일, 현재 정치권의 현안문제인 ‘세종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세종시는 원래 합의대로 추진돼야 한다. 이전할 부처의 수를 가지고 흥정하거나, 다른 특성화도시로 방향 선회를 제안하는 모든 주장은 ‘꼼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껏 수차례 약속했다. 세종시를 흔들림 없이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흔들리고, 여당은 자중지란에 빠져있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두고 정치적 이해관계로 저울질하고 있다. 국민은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정치를 혐오하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이 나서서 ‘세종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원안플러스 알파로 ‘국회의 이전’까지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 이에 앞서 지난 3일엔 ‘아프간 파병’에 대한 성명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

정 의원은 “정부의 아프간지방재건사업요원과 경비 병력의 추가 파견은 재검토돼야 한다"며 “‘파병'없는 ‘경제지원'을 선택해야 한다. 국익을 유지하며 우리 젊은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길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제관계 속에서 어쩔 수없는 상황들이 있다. 하지만, 인원을 최소화하며 달리 대응할 방법을 찾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하는 것이 정부의 의무이다"라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국론이 분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미디어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났다. 이날 정 의원은 법과 상식을 무너트렸다면서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법속에 정의가 들어있지 아니하면 그 법으로 어떻게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말이냐"라며 “‘무신불립(無信不立)'이란 말처럼 신뢰가 무너지면 나라가 위태로워지는 법이다. 헌재는 법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판결로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정 의원이 각종 정치적 현안 문제에 대해 거침없는 ‘쓴 소리’를 하며 정치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치권은 정 의원이 무소속의 한계를 딛고 차기 대선에서 유력한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정 의원은 민주당 대선주자로 이명박 대통령과 한판 승부를 벌였다. 하지만 대선패배 이후 정계를 떠나 미국에 머물다가 지난 4·29재보선에 무소속으로 출마, 정계복귀를 했다. 하지만 민주당 복당이 허용되지 않아 입지가 많이 좁아졌다.

그러나 최근 세종시, 미디어법, 아프칸 파병, 용산참사 등 현안문제에 대해 빠지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하다.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해 최근 민주당에서도 정 의원의 복당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6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무소속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밝혔다.

노 대변인은 “정기국회가 끝난 뒤가 적당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당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시기를 선택해 복당한다면 모두에게 좋을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 이전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0·28 재·보궐선거’에서 수원 장안 지역의 민주당 이찬열 당선 ‘뒷심'이 돼 준 손학규 전 대표도 내년 봄 전면 복귀하지 않을까하는 예상을 했다.

내년 ‘꽃피는 봄’이면 민주당엔 정동영, 손학규 등 ‘거물급들의 귀환’이 이루어져 대권후보 전쟁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