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삼성, 김앤장은 로비스트 양성소?
한승수 전 총리 한 달만에 ‘재취업’ 논란
2009-11-03 홍준철 기자
바로 한달전에 총리직을 관둔 한승수 전 총리다. 이런 한 전 총리가 자본금 50억원도 안되는 김앤장 법무법인에 입사했다. 법조계의 삼성이라는 불리는 김앤장이다. 한 전 총리는 총리취임 전에 이미 고문으로 있었다는 점에서 ‘복귀’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김앤장 고문으로 간 것에 대해 “글로벌 시대 대외활동에 힘을 보태려 한다”며 “외교 활동의 능률을 높이기 위한 것인 만큼 이해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간 얼마를 받고 계약을 했는지 언제까지 할 것인지 왜 그렇게 조급하게 결정했는지는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공직자윤리법상 4급 이상 고위공직자의 경우 퇴임 후 2년 동안 업무연관성이 있는 영리법인에 재취업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만 김앤장은 해당되지 않는다. 재취업 제한하는 영리법인은 자본금 50억원, 매출액 150억원 이상으로 한정되는 데 김앤장은 2003년도 이 기준에 들어갔으나 자본금을 줄여 이 조항을 피해갔다. 하지만 총리직 자체가 직무가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김앤장 법무법인과 수백억원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정모 변호사는 한 전 총리의 김앤장에 들어갔지만 재판 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변호사는 “한 전 총리가 재판과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판사들 스스로가 왕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별 걱정을 안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김앤장이 잇권 사업을 하는데 한 전 총리를 로비스트로 활용할 공산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이밖에 김앤장 법무법인 출신이나 근무자로 유명한 인사로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문으로 있었다. 한덕수 주미대사 역시 김앤장 출신이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의 남편과 한나라당 조윤선 의원의 남편도 김앤장 소속 변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