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檢, 긴급 체포 한나라당 전국위원 K씨

위기관리포럼 12명 국회의원 해외시찰 동행 파문

2009-11-03     홍준철 기자
한나라당 서울시당 전 전국위원이자 당 미래위기대응특별위원회 특위 위원이 지난 27일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 검찰측에서는 K 전 전국위원이 경기 모 지역 골프장 건설관련 비자금조성 혐의가 포착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K 전 위원이 공성진 최고위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미래특위에 특위 위원에다 서울시당 위원장 당시 운영위원으로 있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이 클 전망이다. 또한 본보 801호에 보도된 ‘한나라당 K 전국위원 친이 스폰 소문 진상(2009.9.6일자)’에서 보도했듯이 K 전 위원이 친이 그룹의 스폰으로 의혹을 산 바 있어 향후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친이 진영이 커다란 도덕적 상처를 입힐 전망이다. 무엇보다 K 전 위원이 친이 성향 12명 국회의원들과 함께 지난 7월27일부터 6박7일간 일본·중국 해외시찰에 함께 동행한 것으로 밝혀져 ‘친이 그룹의 스폰이 아니냐’는 의혹이 정치권에 확산되고 있다. 그 진상을 알아봤다.

한나라당 K 전 위원이 검찰에 구속되자 정치권 특히, 친이 진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검찰 진영에서는 ‘경기 안성 골프장 건립’관련 인허가 과정에서 불법혐의가 발견돼 긴급 체포했다는 입장이지만 K 전 위원이 친이재오계의 대표적 인사인 공성진 최고위원과 친분이 깊다는 점에서 파장이 클 전망이다. 이미 본지에서는 지난 801호 보도에서 K 전 위원이 ‘지방선거 공천을 위해 A 의원에게 3천 만원을 줬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를 벌인적이 있다. 당시에도 K 전 위원은 친이재오 그룹의 ‘스폰’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함께 받고 있었다.

하지만 구속되기전 본지와 마지막 통화에서 ‘공천 헌금 제공’ 의혹 관련 K 전 위원은 “내가 거주한 지역이 은평구와 서대문이다”며 “A 의원 지역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친이재오 인사들의 정치자금 후원을 했다는 ‘스폰’ 의혹관련해서도 “위기특위 사무실(구발전여 사무실)을 들른 적이 있지만 정치 후원금을 건넬 장소는 아니다”며 일축했다.

그러나 본지와 통화 당시 K 전 위원은 “국회의원에 출마한 뜻을 가지고 있고 이재오 전 의원과 친분이 깊은 것은 사실이다”며 “이 전 의원의 후원회 사무실을 들른 적이 있다”고 솔직하게 시인하기도 했다.


건설업자 출신 K씨 비자금 혐의로 체포

K 전 위원은 서울시 모처에서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평소 ‘돈’과 ‘정치적 인맥’ 자랑을 해온 것으로 주변사람들은 전하고 있다. 또한 은평구 장학재단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증언을 지인들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그런 K 전 위원이 지난주 초에 갑작스럽게 검찰에 체포된 것이다.

또한 K 전 위원이 한나라당 국회 위기관리포럼(대표 공성진)과 한나라당 미래위기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공성진) 소속 국회의원 12명과 함께 일본·중국을 거쳐 해외시찰에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4일 공성진 최고위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찰단은 공성진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2009년 7월27일부터 31일까지 4박5일간 일본의 고베, 후쿠오카, 나가사키(총 2박3일)와 중국 상해 지역(1박2일)의 안보 및 사회위기 대응 상황을 시찰했다.

이 시찰단에 참석한 인사로는 공 최고를 비롯해 차명진, 강석호, 김동성, 김성회, 김영우, 김을동, 원희목, 이범관, 이철우, 정옥임, 현경병 의원 등 총 12명이며 김을동 친박연대 의원을 제외한 11명이 한나라당 출신에 친이 성향의 의원들로 구성됐다.

또한 수행 인사로는 공성진 최고위원 비서를 포함해 강민국 사무처장, 박찬봉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통일부 파견), K 특위위원 등이 함께했다. 정치권의 관심사는 여행자금의 출처에 모아졌다. K 전 위원이 경비 중 일부를 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번 여행을 총기획한 강 사무처장은 29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총 16명이 5천2백만원 소요로 해외시찰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2백만원씩 갹출을 했고 공 최고가 수행비서 몫까지 합쳐 1,200만원을 냈다고 말했다. 또한 나머지 수행 3명은 각각 5백만원씩 갹출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 특위 차원에서 가는 것으로 중앙당에서 700만원을 보조를 받아 총 5천2백만원이 소요됐다고 주장했다.

강 차장은 “언제든지 입금표를 보여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외부로 노출될 위험이 있어 카피는 해 줄 수는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본지가 다음날인 30일 입금표 확인을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두절된 상황이었다. 또한 해외시찰에 참석한 의원에게 입금사실을 확인요청했지만 ‘입금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관련 자료 제출을 꺼려했다.


공성진측, 해외시찰 보도자료중 일정 2일 ‘실종’

또한 일본·중국 해외시찰을 담당한 H 여행사에 의뢰한 결과 수상한 점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일단 금액에서 차이가 났다. H 여행사의 P 차장은 “내가 견적과 일정을 짜서 잘안다”면서 “당시 16명이 출국했고 특급 호텔과 식사 한 끼당 7천엔(한화 7~8만원), 비행기편 때문에 1인당 4백만원 수준으로 견적을 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위기관리특위측이 설명한 5천2백만원보다 1천2백만원이 더 많은 6천4백만원 상당의 견적을 냈다. 또한 체류기간도 차이가 났다. 공 최고가 낸 보도 자료에는 일본 2박3일, 중국 1박2일로 돼 있었지만 H 여행사에서는 6박7일로 7월27일 출발해 8월2일 입국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해에서 2박을 더한 셈이다.

보도 자료에도 내지 않은 중국 상하이에서 2박하면서 한 것 무엇일까. 미래기획특위를 잘 아는 한 인사는 “골프 접대를 받은 것 아니겠느냐”며 “보도 자료에 내지 않을 정도로 숨길 이유가 뭐가 있겠느냐”고 골프 접대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K 전 위원이 특위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는 게 강 처장의 주장이지만 이 인사는 “미래 특위 인사가 70여명이나 된다”며 “왜 그 많은 사람들중에서 검찰에 구속될 정도로 문제가 있는 K 전위원이 동행했겠느냐”고 ‘스폰’의혹을 거두지 않았다.

그러나 강 사무처장이나 중국에서 여행가이드를 맡은 H 여행사 직원은 “외유성 골프나 자리를 한 적이 없다”고 입을 맞추듯 강경하게 반박했다. 하지만 남은 일정을 어떻게 진행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봐야 안다’, ‘말을 해줄 의무가 없다’ 는 등 회피했다.

미래특위는 지난주 한 언론사로부터 스폰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지난주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에 따르면 리스너라는 생명바이오회사 대표가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위기관리포럼 사무실의 밀린 임대료와 운영비, 그리고 여직원 월급까지 수천만원에서 1억원정도 스폰을 받았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도 했다.

여기에 검찰에 긴급 구속된 건설업자 출신 K 전 위원이 한나라당 친이 의원 해외시찰에 동행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과 친이 진영은 향후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