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 의원직 상실

“대법원 판결 부당, 이재오가 배후”

2009-10-27     윤지환 기자

‘은평 전쟁’이 시작됐다.

은평구가 지역구인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지난 10월 22일 대법원 확정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무주공산된 은평을 노리는 정치권 거물들의 ‘7월 재보선’의 ‘기싸움’이 물밑에서 시작되고 있다.

문 대표의 의원직 상실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향후 행보가 정치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위원장은 현재 신임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에서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정치권에 대한 여운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15대부터 17대까지 서울 은평을에서 당선됐었던 전력을 가지고 있으며, 문 대표의 의원직 상실로 내년 7월 재보선에서 거론되는 출마예상 후보 1순위로 꼽힌다.

이 위원장의 정계 복귀와 관련해서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등 다른 야당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민주당의 김근태 상임고문이나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의 진출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까지 들리고 있다.

문 대표는 자신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 보이지 않은 힘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그 ‘보이지 않는 힘’으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을 거론했다. 이 위원장을 비롯한 정권의 실세들과 일부 검찰들 탓에 자신이 의원직을 잃었다는 주장이다.

문 대표는 지난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법원 판결은 부당하다”면서 “진실을 외면한 오판이다. 검찰수사과정과 사법부판결과정에서 보이지 않은 힘이 작용했다”며 정치적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내년 은평 지역 보궐선거에서 이재오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마치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는 기분”이라며 “온 국민들이 다 알고 있는데 본인들만 국민들이 모르는 것처럼 별의별 일들을 하고 있는데 국민이 심판할 일”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의 의원직 상실로 제3교섭단체를 구성했던 ‘선진과 창조의 모임’을 비롯해 창조한국당도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창조한국당은 당의 존립 여부도 미지수다.

문 대표의 의원직 상실로 창조한국당은 이용경, 유원일 의원으로 구성된 2석의 ‘미니’ 정당이 돼, 가뜩이나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군소야당의 위력이 더 약해지게 됐다.

서울 은평이 내년 7월 ‘재보선 핵’으로 떠오르면서 대선 전초전처럼 치열하게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