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4시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 [13] 국회 기획재정위 김광묵 전문위원

“국회, 공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2009-10-20     인상준 기자

최근 국회는 국정감사로 분주하다. 또한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기 위한 준비 작업도 더해져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 김광묵 전문위원은 눈 코 뜰 새 없다고 하소연한다. 국정감사 일정을 완벽하게 처리해야 하고 국정감사가 없는 날에는 정부 부처의 예산안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김 전문위원을 직접 만나 애환을 들어봤다.

국회 기획재정위 전문위원은 기재위 위원장 및 위원들의 의안심의 및 의사 진행 등을 보조하는 역할이다. 다시 말해 의원들이 제대로 맡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인 것이다.

김 전문위원은 “세법 제정안 및 개정안, 재정부 소관 일반회계 세입 예산안 및 결산, 국세청 소관 예산안 및 결산 등이 위원회에 회부되면 해당 의안에 대한 검토보고 및 소위원회 자료를 작성해 의원들이 이를 검토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국정감사, 국정조사 기타 소관사항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 조사, 연구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국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더 분주할 수밖에 없다. 김 전문위원은 “행정부의 성실한 자료 제출이 이뤄져야 한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민의 대표 자격으로서 행정부를 감시하고 그릇된 일들을 바로 잡는 것이다. 그런데 부실한 자료 제출, 제출 지연 및 거부 등은 국감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관련 법률에 따라 자료를 제출해야 마땅하다. 또한 시정요구사항이 잘 이행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를 기관에서는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하며 각 위원회도 정부의 조치 결과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며 행정부의 부실한 자료 제출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 전문위원은 1990년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에 들어왔다. 처음 맡은 업무는 국제국 사무관이었다. 주로 의원외교 활동을 전담했다고 한다.

“국회 생활동안 기억에 남는 일은 의원들과 해외 출장을 많이 다녔던 것이다. 당시엔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까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아직도 의원외교 활동에 대해 외유성 논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고 좋은 면도 많다. 평가가 나쁘게만 나와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김 전문위원은 국회에 들어온 것이 굉장한 행운이라고 얘기한다. 그 만큼 자신에게는 천직이라는 얘기다. 그 동안 국회가 외형적으로나 내부적으로 상당한 발전을 가져온 만큼 그 혜택을 누렸던 자신에게도 많은 발전을 가져온 계기가 됐다고 한다.

김 전문위원은 “국회의 변화되는 모습을 일반 국민들은 잘 알지 못한다. 예전에는 국회의원 3명이 모이면 ‘누가 누구랑 친하다더라’는 등의 신변잡담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누가 공부를 덜 해왔네’, ‘리서치가 부족하다’는 등의 얘기를 한다. 이것은 의원들을 평가하는데 공부가 이미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것은 의원 스스로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의원들을 보좌하는 보좌관들도 상당한 지식을 습득해야만 한다. 또한 국회 세미나실은 6개월 전부터 이미 예약이 돼 있다고 한다. 이것이 국회의 변화된 모습이라는 게 김 전문위원의 생각이다. 결국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노력들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 전문위원은 “국회가 정략적인 대립보다는 국민을 위해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과물을 생산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다면 국민들도 이에 반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전문위원은 “여기에 국민들도 국회의 한 단면만을 보지 말고 전체를 봐주길 바란다. 쟁점 법안 한 건에 대한 폭력사태보다는 나머지 수백개의 법안들이 여야의 합의하에 잘 통과되고 있다는 것도 국민들이 알아주길 기대한다”며 국민들에게 당부의 말도 남겼다. 주말 중 하루는 집에서 꼼짝없이 잠만 잔다는 김 전문위원은 얼마 남지 않은 올해 개인적으로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독일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나이가 들어서 하는 어학은 암기 과목과 같다. 얼마 남지 않은 올 해 이를 잘 마무리 했으면 한다. 또한 항상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는 국가 공무원의 자세를 지켜나갈 것이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