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관 ‘활극’에 MB가 뿔났다

‘노동’ 마인드 없는 윤 수석, 주무 비서관 ‘배척’

2009-10-20     홍준철 기자
지난 9일 조선일보가 보도한 ‘청와대 활극 벌인 비서관’ 기사는 당초 내용과는 다른 청와대 내부의 보고 체계 관련 책임 부서 배척과 충성 대결이 부른 당연한 소란이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기사내용에는 지난 6일 청와대 비서동 건물의 경제금융 비서관실에서 이영호 고용노사비서관이 불쑥 찾아와 “XX 누구야? 나와라! 가만히 안 두겠다”고 호통을 쳤다. 여러 부처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데 해당 부서인 노사관계 비서관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업무 협의 중이던 윤진식 경제수석과 임종룡 경제금융비서관이 달려와 말렸지만 이 비서관의 화는 풀리지 않았고 다음날에도 분풀이성 화를 냈다고 전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이 비서관이 대통령과 같은 고향출신으로 선진연대 출신이어서 다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일방적으로 이 비서관의 개인적인 횡포로 보도했다. 하지만 본지가 청와대 관계자들을 통해 취재한 결과 윤진식 경제수석이 최근 노동계의 핫이슈인 ‘복수노조 허용 및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관련 대통령 보고에 주무부서인 고용노사비서실을 고의로 배척해 이같은 소란이 벌어진 시각이 우세했다.

특히 청와대 한 관계자는 “윤 정책실장(경제수석 겸임)이 복지나 노동 마인드가 부재한 상황에서 노사관계를 다루는 비서실과 협의도 없이 대통령에게 보고함으로써 해당 부서가 뒤통수를 맞은 격”이라며 “지난 1월에도 경제 파트가 노동 파트를 무시해 비슷한 소동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청와대 내부 분위기는 이 비서관의 개인적으로 오버했지만 포항출신으로 목소리 톤이 높고 바닷가 출신 기질이 있다보니 다툼으로 보여줬을 뿐이지 심정적으로 이해하는 측면이 있다”며 “고용노사비서관과 협의해야 할 보고를 경제파트에서 경쟁하듯 앞서나가면서 배척한 것은 고의성이 짙다”고 해석했다.

또한 그는 “이 비서관의 개인적인 돌출 행동이기보다는 시스템이나 보고체계의 문제점이고 언제든지 또 터질 수 있는 사안이다”며 “특히 청와대 내부 분위기가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 독대 선호 및 내부 보고서 작성 등 충성 대결이 가관이다”고 소동의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방송통신 행정관의 이통사 기금강요 문의에 소동까지 벌어지면서 청와대 내부 기강 해이를 강하게 질책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