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4시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12] 국회 예산정책처 박용주 사업평가국장

“국책사업을 평가하고 예산에 반영하는 게 중요”

2009-10-13     인상준 기자
국회 예산정책처 산하에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조직이 있다. 바로 사업평가국이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굵직한 국책 사업들을 평가하고 예산 집행 중에 문제는 없는지, 사업이 완료된 이후 어떤 성과를 가져왔는지를 조사하고 평가하는 곳이다. 박용주 사업평가국장은 “올해 약 40건의 굵직한 국책사업들을 평가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모든 국책 사업들을 평가하기엔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 국장을 통해 사업평가국의 하는 일과 그에 따르는 애환을 들어봤다.

현재 국내 국책 사업들 중 규모가 큰 사업들은 모두 700여건 정도다. 이를 사업평가국 직원 20여명이 모두 담당하기엔 턱없이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박 국장은 “워낙 방대한 사업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평가하고 조사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인원도 적을 뿐만 아니라 정보도 부족하다. 이 때문에 직원들의 고충이 상당하다. 하루빨리 인력 충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사업평가국이 하는 또 다른 일 중 하나는 성과계획서와 내년부터 작성되는 성과보고서 검토다. 이를 통해 예산이 올바르게 쓰여지는지 또 어떤 성과를 이뤘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다음 예산에 반영하고 참고 할 수 있게 한다.

박 국장은 “성과주의예산은 매우 중요하다. 작년부터 성과계획서를 작성하게 됐고 내년부터는 성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성과계획서와 보고서는 예산 편성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평가국은 예산정책처가 생긴 지난 2003년 신설됐다. 박 국장은 원래 기획예산처에서 근무를 하다 국회에 예산정책처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고 한다.

박 국장은 “독일에서 재정학 박사학위를 마치고 국내에 들어왔다. 지난 2000년 개방형 공무원 특채를 통해 기획예산처에 들어가게 됐다. 이곳에서 공기업 관련 업무도 하고 여러 일을 맡았다. 그러다 국회에 예산정책처가 만들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꼭 필요한 조직에 몸 담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다”며 국회에 들어온 계기를 설명했다. 박 국장은 국회에 들어와 경제분석실 팀장, 예산분석실 심의관을 거쳐 지난 4월 말 사업평가국장을 맡게 된다.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것이 박 국장에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국회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정부를 견제하는 기능 때문에 공무원들이 제대로 일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내가 생각할 때 국회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우스갯소리로 공무원들이 국회만 없으면 공무원 할 만하다는 얘기를 한다. 그만큼 국회가 행정부의 견제 기능을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야의 대립과 폭력이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 것이다.

박 국장은 “일반 국민들은 국회가 매일 싸움만 하고 세금만 축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회는 대립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모두 의견이 같아서 어떤 법안이든 통과만 시킨다면 잘못이다. 다만 그 과정에서 과격한 행동들을 자제해야 한다. 과격한 행동보다는 의견조율과 토론을 통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혀나가야 한다.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국회가 제 기능을 되찾고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노력해서 국민들을 대표하는 국회가 신뢰받는 곳으로 탈바꿈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평가국 직원들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야근을 한다. 밤 10시는 돼야 퇴근을 한다. 박 국장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가족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항상 갖고 있다고 한다.

박 국장은 “국회에 들어와서 야근은 물론 여름휴가를 한 번도 가지 못했다. 가족들의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말은 다른 약속을 잡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하려고 노력한다. 가족들과 함께 건강과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자전거 타기를 즐겨한다. 한강변을 달리거나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얼마 남지 않은 2009년을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일은 내년도 예산이다.

“아무 탈 없이 예산안을 확정 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사업평가국으로선 많은 사업들의 평가를 제대로 해서 향후 재정운영에 일조를 했으면 한다. 내년에는 사업평가국 인원이 조금 더 보강되기를 희망한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