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영 대기자가 만난 사람 - 조경태 민주당 국회의원

“민주당 호남지역색 탈피, 전국정당화 노력해야”

2009-09-29     손주영 대기자

조경태(부산 사하을)민주당 의원은 ‘제2의 노무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 계속된 실패 속에서도 부산지역 출마를 고집했다. 당시 3당 합당으로 득세하게 된 ‘기회주의’ ‘지역주의’와 싸워야 한다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88년 노 전 대통령이 부산 동구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당시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나라당 텃밭인 부산에서 출마했다. 그는 거기서 한나라당 후보를 이기고 두 번씩이나 승리를 거뒀다. 그가 재선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통합의 정치적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부산을 지역구로 활동하는 조 의원의 국민을 위한 ‘큰 정치’에 대한 신념을 들어봤다.


통합의 리더십 갖춘 제1야당

- 민주당 발전 방향은
▲동교동계, 친노계 위주의 계파적 통합이 아닌 진정한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우리 민주당이 먼저 변해야 한다. 국민에 지금보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는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투쟁일변도의 정당을 지양하고 국민 경제복지 증진을 위한 정책정당으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 당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서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당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

-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에 대한 대응책은.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국정조사 대상으로 채택하려는 것은 국민들이 보았을 때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정당이라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먼저 예비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 평가를 요구하는 것이 순차적으로 맞다.


호남정당 탈피해야 대권 있다

-수권 정당이 되기 위한 대안은
▲호남정당에서 탈피해야 한다. 그래야만 강원도와 경북 경남 대구 부산 등 영남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이때 수권 정당이 될 수 있다. 지난 97년 김대중 대통령(DJ)이 제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범국민적 정당이 되기 위해 외부에서 예비역 장성, 다수의 교수 영입뿐 아니라 김종필 자민련 총재(JP)와의 DJP 연합이 결정적인 당선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민주당이 수권 정당, 전국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영남권의 지지기반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현 지도부의 당 운영과 관련한 문제점은.
현재 당은 구심점이 없다. 일부 과격 세력이 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기 국회 개원식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초등학생들이 할 법한 퍼포먼스를 통해 또 싸움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 또한 지난 8월 당직개편에서 박연차 게이트로 재판 중이었던 호남 출신 김원기 전 국회의장을 당의 얼굴인 당 통합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친노계의 국민참여정당 창당에 대한 견해는.
▲시기가 적절치 않다. 창당은 자유지만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신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좀 더 자숙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돌아기시기 전에 주변 인사들에게 정치를 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신당 창당을 통한 정치세력화 하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생각할 지 되새겨봐야 한다. 진정 노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드는 행위인지 고민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녔던 정신, 유지를 따라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정치 사회적 이념은 ‘통합’이라고 했다. 통합은 민주주의와 통일을 지향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서 확고한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친노신당은 노 전 대통령이 슬로건으로 내건 통합의 정신을 따라야 한다.

- 민주당 지방행정체제개편 특별위원회위원으로서 선거구제 개편안에 대한 개인적 견해는
▲ 중·대선거구제와 석패율제 도입이 필요하다. 여야가 합의를 통해 18대 국회 내에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선거제도를 완성해야 한다. 여당은 여건이 다소 불리하다고 해서 이를 피해가서는 안되고, 야당의 경우 호남권 일부의원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지만 수도권 등 타 지역 의원들은 선거구제 개편에 긍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선거구제 개편이 시급한 사안인 만큼 당내 논의기구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


부산 해양도시 발전 기틀마련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지역 현안과 관련해 지적한 사항은
▲부산이 해양특별시로 지정받기 위해 부산해양특별시 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전력을 다하고 있다. 국가균형발전, 부산의 도시발전 잠재력 극대화와 해양산업의 경쟁력 강화, 동북아 물류중심도시로서 특별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해양특별시 지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부산이 해양특별시로 지정되면 차세대 성장 동력인 해양물류와 해양관광을 적극 육성하고 장기적으론 우리나라의 경제수도로 발돋움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부산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고 특별법이 조기에 발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올해 대표 발의한 법안은
▲ 택시연료인 LPG에 대해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면제 기한을 현행 2010년 4월 30일에서 2013년 4월 30일로 3년 연장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연간 택시업계에서 28억ℓ 가량의 차량용 LPG가 사용되고 있다. 택시사업자의 경영난 해소와 택시운송종사자의 어려운 경제적 여건 개선을 위해 택시연료 LPG에 포함돼 있는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면제해 연간 5548억원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대학생이 학자금 대출로 인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장학재단설립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대학생이 정부보증 학자금의 대출이자를 부담하는 시점을 구직할 때로 규정하고, 학자금의 대출이자가 연체되면서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는 시기를 졸업 이후로 유예하도록 했다.

-저서 <조경태, 세상과의 소통>에 담긴 내용은.
▲지난 6년간 의정활동을 통해 체험한 우리 정치의 현실과 대한민국의 문화, 역사, 자연, 사람과의 소중한 만남 등을 에세이 형식으로 엮었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과 참여정부 시절의 활동 내역을 담았다. 특히 내가 정치를 하기 된 동기에서부터 의정활동을 하면서 얻은 바람, 그리고 지역탐방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부산지역에서 유일한 야당 의원이다.
▲ 민주당의 지지도가 10%도 못 미치는 한나라당 텃밭에서 17대, 18대 총선에서 연이어 당선됐다. 그동안 지역주의는 수많은 총선 출마자가 도전했지만 극복하지 못한 벽이었다. 우리 부산 사하구 지역 유권자들께서 정당이나 지역주의를 초월해 의정활동에 충실해 온 점을 인정해 주시고 있는 것 같다. 신평·장림의 악취제거, 지하철 연장사업, 해수욕장 개발사업, 등 지역 현안 해결에 힘쓴 것을 높게 평가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신평·장림공단의 환경개선, 다대 관광 단지 개발, 북항 재개발 사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발전과 우리 정치문화의 수준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