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24시 국회를 만드는 사람들 [9] 국회 이수용 의정종합지원센터장
“프로정신을 갖고 최고의 전문가로 거듭나야”
2009-09-22 기자
국회의정종합지원센터는 국회의원의 입법 활동에 도움을 주고, 국민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신설 기구이다. 한마디로 국회와 국민간의 가교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이수용 센터장은 국회에서 30년간을 근무한 국회산증인이다. 그를 통해 국회의 역할과 센터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의정종합지원센터는 지난 6월 정식으로 신설됐다.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신속하고 편리하며 효율적으로 지원해주는 것이 의정종합지원센터의 설립 목적이다.
이수용 센터장은 “한마디로 말하면 국회의원들의 민원실”이라며 “의원들의 입법 활동에 도움이 되는 각종 자료들을 각 부서별로 취합해 우리가 한 번에 지원해주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 만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지원해주는 것이 대내적인 활동이라면 대외적으로는 국민들의 민원처리도 의정종합지원센터에서 하는 일이다.
이 센터장은 “국민들의 청원, 진정, 입법민원, 정보공개청구 등 각종 민원 업무도 맡아 처리하고 있다. 현재 직원은 파견직까지 16명이지만 향후 업무를 더욱 넓혀 나갈 계획이어서 충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1980년 국회에 첫발을 내딛었다. 벌써 30년이라는 세월을 국회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 근무 기간 동안 대부분을 의사국과 위원회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또한 각종 청문회 등 국정조사에도 참여했다. 한보사건 국정조사를 사무관 시절 처음 맡았다.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인사청문회였던 이한동 전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도 그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이밖에도 공직자 재산신고제도, 노동위 신설, 의정종합지원센터 신설, 노 전 대통령 탄핵 등 신설되거나 최초의 일에는 항상 이 센터장이 있었다.
이 센터장은 “국정조사와 국정감사를 나만큼 오래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국정조사의 경우 당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던 사건들이 많았기 때문에 더욱 면밀히 검토하고 철저히 대비했다. 또한 국회 역사상 최초의 일에도 관여를 많이 하게 됐다. 이런 경력이 결국 신설 조직인 의정종합지원센터장을 맡게 된 이유 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정신이 투철하다. 어느 조직이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만 조직의 발전과 개인의 발전을 가져 올 수 있다는 철학이다. 이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항상 프로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동료 직원과 부하직원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또한 의안업무를 보면서 여·야에 치우치지 않고 항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5년 넘게 의안과장을 할 수 있었다. 특히 다른 사람들에게는 고되고 힘든 의안과장 자리였지만 그에게는 달랐다.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그만큼 조직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자리라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힘든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힘들지만 조직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자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안과장을 맡았던 5년간이 개인적으로는 결코 아름답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2004년 의안과장을 처음 맡았던 해에 아내의 암 선고라는 불행이 찾아온 것이다. 아내는 수술을 하고 5년간의 투병생활을 했지만 끝내 지난 해 12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 센터장은 “제일 바쁜 시절에 아내의 투병생활이 시작됐다. 제대로 보살피지도 못하고 떠나 보낸 게 가장 마음에 걸린다. 지금도 한 달에 한번 아내의 산소를 찾아가 사죄를 한다. 내가 의안과장을 5년이나 할 수 있었던 것도 아내의 이해 때문이었다. 그런 아내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지금도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센터장은 한 가지 목표가 있다. 그 동안 자신이 겪었던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의안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들이 처리되는 과정에 항상 있었기 때문에 가장 근접해서 느꼈던 일들을 책으로 정리할 계획이다. 현장에서 부딪히고 겪었던 문제들을 정리해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인상준 기자] sky0705in@daily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