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재보선 출마-2010년 2월 전대 양동작전 시동

재보선 앞두고 이재오 vs 박근혜 수싸움 점입가경

2009-09-08     홍준철 기자

한나라당이 재보선을 앞두고 당내 양대 계파간 수싸움이 한창이다. 친이 진영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의 역할을 내심 기대하고 있지만 친박 진영은 냉담한 반응이다. 오히려 친박 인사로 알려진 후보들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지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그 한가운데는 박 전 대표의 의중이 담겨있다. 박희태 전 대표의 사퇴이후 정몽준 최고위원의 승계가 불 보듯 훤한 가운데 재보선 승리를 위해 움직인다는 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반면 친이 진영은 이명박 정권이 정국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10월 재보선 참패가 정국 운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전긍긍이다.

당장 안산 상록을 지역에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해 친박 인사에게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이재오 전 의원의 당복귀와도 맞물려 재보선을 두고 친이 친박간 치열한 물밑 대결이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DJ 서거로 인해 잠시 주춤했던 정국 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행정구역 개편에 따른 선거구제 개편과 개헌론, 나아가 중폭 이상의 청와대와 내각을 교체함으로써 재차 정국 주도권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청와대는 그동안 하마평이 무성했던 총리로 충청권 출신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임명하고 친박 지분으로 최경환 의원을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발탁함으로써 충청권과 친박을 배려했다. 하지만 충청권 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심대평 의원이 무산되면서 당을 탈당해 자유선진당과 갈등이 노출돼 친박 인사의 장관 임명 역시 다소 머쓱해진 상황이다.

그러나 당초 소폭 개각할 것이라는 청와대의 입장과는 달리 중폭으로 선회하면서 청와대가 향후 국정 쇄신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의 정국 장악 시나리오에 장밋빛 전망만이 대두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총리를 비롯한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 그리고 10월말에 치러질 재보선의 결과에 따라 정국 주도권은 언제든지 야권으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재보선에서 참패할 경우 청와대뿐만아니라 집권 여당의 국정 기조마저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다.


10월 재보선 패배 MB정권 국정운영‘적신호’

일단 안산상록을을 비롯해 강릉, 양산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모두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집권 여당 당 대표가 출마하는 양산의 경우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가 공천을 받을 경우 친박 무소속 유재명 후보와 송인배 민주당 후보에 비해 다소 앞서지만 김양수 전 비서실장의 출마 여부에 따라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유일한 수도권인 안산 상록을의 경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양측 모두 전략공천지역으로 삼고 ‘치열한 눈치 작전’으로 후보조차 내지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릉의 경우에는 친이 권선동 후보가 한나라당으로 공천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무소속 최돈웅 전 의원, 심기섭 전 강릉시장에게 승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에는 최첨단 의료복합단지 선정에서 강원도 원주가 탈락하고 대구가 되면서 반한나라당 정서의 확산으로 강릉 재선거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와대 및 친이 진영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가 절실하게 필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연이은 당 지도부의 요구에 박 전 대표가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최근에는 ‘지원 요청을 하지 않겠다’고 돌아선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친박 핵심인 김재원 전 의원이 청와대로부터 안산상록에 출마 제안을 받았다는 말이 돌면서 재차 친박 진영이 들썩거렸다.

이에 김 전 의원의 경우 비공식적으로 ‘고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친이 진영이 10월 재보선에 박 전 대표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보여주는 반증인 셈이다.

특히 박사모 등 친박 팬사이트에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 전 의원의 안산출마 여부를 두고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

대다수의 친박 네티즌들은 김 전 의원의 안산 출마에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반대 이유로 한 팬클럽 회원은 ‘안산에 출마할 필요 없다’는 제하의 글에서 일단 김 전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가 아니라는 점, 두 번째로 박근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참여 자체가 박 전 대표를 움직이게 만들어 부담스럽게 한다는 점, 세 번째로 이재오 전 의원이 재보선에 출마시 무소속으로라도 대항마로 나서야 한다 점을 들었다.

김 전 의원 역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박사모 회원들의 주장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김 전 의원은 “박사모 게시판에 안산 출마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진 것을 알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말을 할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할 일이 있어 10월 재보선 출마에 움직일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전 의원 역시 자신의 행보가 자칫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 역시 동감했다.


박사모, 이재오 재보선?
친박 김재원 ‘대항마’로

한편 이재오 전 의원이 재보선 출마시 맞상대로 나갈 의향관련 “그때 상황을 봐서 고민을 해봐야 겠다”며 은평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현재 은평 재보선 개최 여부는 문국현 대표가 9월20일 전후로 대법원 판결이 날 경우 10월달에, 9월 이후로 넘겨질 경우 내년 7월말에 치러질 예정이다. 통상 4월, 10월 두 번 치러지는 재보선이지만 지방선거가 있을 경우 그 달 말에 치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의 경우 내년에 치러질 경우 출마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지방선거가 이명박 정권의 중간 심판 성격으로 치러지고 만약 참패할 경우 그후 바로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친박 후보, 민주당 김근태, 진보신당 심상정 전 의원 등 4파전으로 치러진다면 당선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친박 핵심인 김 전 의원의 출마는 이 전 의원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를 잘 아는 이 전 의원과 친이 진영에서는 재보선 관련 일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단지 친이 안상수 원내대표는 재보선을 5월에 모아서 1년에 한번 실시하는 방안을 밝혔다. 이를 두고 친박 진영에서는 당장 ‘이재오 전 의원을 위한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친박 의원실의 한 인사는 “안 대표가 국정감사 기간에 선거가 치러져 국감이 제대로 안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국감은 국감이고 선거는 선거다”며 “차라리 상시국감을 제안하는 게 정상이 아니냐”고 의혹어린 시선을 보냈다.

오히려 그는 “내년 재보선이 지방선거전에 치러지는 것과 후에 치러지는 것은 선거 결과에 차이가 있다”며 “이 전 의원의 출마에 도움을 줄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한 친이재오 직계인 공성진 최고위원이나 안 대표가 이 전 의원이 2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사모의 한 회원은 지난달 24일 박사모 팬클럽을 통해 ‘이재오의 성동격서’라는 제목에서 “이 전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가 당으로 돌아오라는 사인을 보내지 않으면 당으로 복귀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정몽준 최고가 당 대표를 승계하더라도 이 전 의원이 최고위원 자리를 노리는 게 아니다라는 의미”라며 “친박연대의 서청원 전 대표의 수감 가능성이나 김재원 전 의원의 10월 재보선 안산출마 제의 등을 볼 때 은평 출마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분석했다.


친이, 이재오 2월 전대 출마
친박은 ‘재보선 출마’ 유력

즉 이 전 의원이 은평출마를 위해 잠재적으로 방해가 되는 친박 연대 후보와 김 전 의원을 묶어두고 문 의원이 9월중 대법원 판결이 날 경우 은평을 출마를 위한 최고위원 운운은 ‘성동격서’라는 지적이다.

최고위원직을 노리면서 실제로는 은평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공 최고는 지난 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10월 재보선 출마를 선언한 박희태 대표가 사퇴를 한 뒤 정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고 공석이 되는 최고위원 자리를 통해 이 전 의원이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아주 정치공학적인 접근”이라며 “세상일이 그런 식으로 딱 되고 그렇지는 않다”고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친박 진영의 예측처럼 이 전 의원이 실제로 당 복귀를 10월 재보선을 통해 할 지 아니면 친이의 주장처럼 내년 2월 전당대회를 통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