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세몰린 이재오, 박근혜에 ‘백기투항’?
7월 서울시당 경선 막후, ‘배반의 전장’ 피해자는 이재오
2009-09-01 홍준철 기자
지난 7월말 한나라당 서울시당 위원장 경선을 온몸으로 치룬 K씨의 발언대로 권영세 의원과 전여옥 의원간 벌어진 대결은 ‘혈투중에 혈투’였고 ‘배반의 전장’이었다.
무엇보다 이재오측이 9월 조기전대 개최를 주장하고 있었고 친박은 이를 저지하기위해 날선 공방을 벌이던 때였다. 전국 대다수의 시도당위원장 선출은 ‘합의추대’로 끝이났지만 유독 서울은 경선을 해야했던 배경이다.
당시 서울시당위원장으로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일찌감치 찜해 놓은 상황이었다. 홍 전 대표는 이 전 의원을 찾아가 출마의사와 지원을 요청했고 이 전 의원은 흔쾌히 수락했다. 하지만 또 다른 친이 핵심 인사인 정두언 의원이 서울시당 출마를 흘리면서 이 전 의원의 뜻에 반발해 홍 의원의 출마는 무산됐다. 한때 이 전 의원과 ‘뜻’을 같이한 친이 핵심 인사지만 ‘55인 선상반란’이 실패로 끝난 이후 정치적 지향점이 어그러진 두 사람이다.
정 의원은 친이 인사들을 대상으로 “홍 의원이 위원장을 하면 위험하다”, “우리에게 언제든지 반기를 들 수 있다”며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정 의원과 경선은 생각지도 않았던 홍 의원측은 당연히 출마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무주공산이 된 위원장직은 친이 일부, 친박 의원 등 양쪽에서 지지를 받은 중립성향의 권영세 의원이 나타나면서 ‘합의추대’로 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은 9월 전대 개최의 핵심 키를 쥔 정몽준 최고위원의 ‘동반사퇴’시키기위해 당근책으로 전여옥 카드를 선보였다. 한 마디로 정 최고를 움직이게 하기위한 카드였다. 하지만 정두언, 정태근 의원 등 수도권 일부 친이 의원들이 권 의원을 직간접적으로 지지하면서 이 전 의원은 재차 뒷통수를 맞았다. 이 전 대표가 전 의원이 패배한 이후 친이 몇 몇 의원들을 실명으로 거론하면서 분노를 표출한 배경이다.
판이 커져버린 서울시당 경선에서 패배하고 9월 조기 전대 개최 분위기가 잦아들면서 당 복귀를 강력히 원했던 이 전 대표에게 뼈 아플 수밖에 없었다. 최근 당 복귀관련 이 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의 메시지가 없으면 안간다”는 사실상 백기투항식 화해 제스처를 보일정도로 수세에 몰린 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