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사 ‘로비의혹’
서울시 “T사 사장 두 번 만난게 전부”

2006-03-27     홍준철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시장은 의혹이 불거진 이후 전 서울시 테니스협회 선모회장을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이시장은 선회장을 통해 현재 여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T사의 로비의혹’의 당사자인 이모대표를 소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회장은 T사 이사장의 처남을 통해 이대표를 소개받은 뒤 다시 이시장에게 소개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측은 ‘황제 테니스’ 파문에 이어 로비 의혹까지 제기한 상태다.

선회장 “T사 사장 소개했다”

선회장은 본지 기자에게 “T사의 이대표를 이시장에게 소개시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소는 문제의 남산테니스장이 아니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 실내 테니스장이었다고 밝혔다. 선회장은 “그날 이후 실내 테니스장 인근의 식당에서 이시장과 식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대표가 불쑥 나타나 반갑게 악수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그러나 두 사람의 친분여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여권에서는 이시장의 ‘황제 테니스 파문’과 관련해 T사의 이사장을 주목하는 상태며 남산테니스장 이용료 2천만원을 대납한 안모씨의 자금력에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측은 대납된 2천만원의 출처가 이대표일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T사는 한때 코스닥 등록을 시도할 정도로 ‘잘 나가던’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개발한 업체이다. T사는 지난 93년 설립 이후 승승장구하다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자금이 달려 코스닥 진입에 실패하면서 2004년 부도처리됐다. 이후 T사의 대표인 이대표는 채권자들을 피해 현재 잠적중인 상태다.기자는 이대표와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T사의 경력은 다채롭다. 지난 9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능형교통시스템 사업과 도로관리사업을 하는 업체. 특히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Intelligent Transprot System)은 기존 교통시설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신호제어, 교통통제 등을 수행하은 시스템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코스닥 진입 문턱에서 ‘부도’

때문에 이명박 시장이 서울시의 대중교통 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꿀 때 T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T사는 ▲ 2002년 9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32억원 규모의 ‘루프식 차량감지기’와 CCTV설치 공사수주 ▲ 2003년 2월 240만불 상당의 DVR 미수출 ▲ 시스템업체인 C&G테크날리지사와 21억원 규모의 스토리지 시스템(NAS장비) 공급 계약 체결 ▲ 솔루션 업체 C&G테크날리지의 지분 57.55%를 인수하면서 코스닥에 상장을 시도하기도 했다.특히 2003년 9월초에는 서울시가 주관한 신교통카드 민자사업에 삼성SD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는 제안서를 서울시에 제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결과는 LG CNC에 패했지만 당시 T사의 의욕은 활발했다는 평이다.한편 이대표는 현재 모 신용카드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S사 산하의 C사의 비상근 회장으로 올해초까지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4년 6월 설립된 C사는 스마트 카드 시스템과 후불제 교통카드 사업을 하는 회사로 서울시 도시철도공사와 자동운임시스템 운영계약, 청와대 출입통제관리시스템 설치, 서울시 신교통카드시스템 구축, 한국도로공사 전자지불 개발용역 수주 등 서울시와 정부를 상대로 사업을 벌였던 회사이다.

T사 사장 올초까지 C사 회장 재임

서울시 테니스협회 선회장과 이명박 시장의 사이도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사람이 알게 된 시점은 지난 2002년 6·13 지방선거 전후라고 한다. 시장에 취임하면서 이시장은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당연직으로 서울시 체육회 회장을 맡게 된다.(박스기사 참조)선회장은 지난 2001년부터 서울시테니스협회 회장으로 재임중이었다. 서울시 테니스협회 회장으로 자연스럽게 서울시 체육회 이사회 때 이시장을 알게 됐다고 한다.

선회장에 따르면 이시장이 현대건설 사장 당시부터 테니스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이시장에게 테니스 모임에 참석할 것을 권했고 이시장은 기꺼이 승낙했다는 것이다.이후 선회장은 남산 테니스장에 주당 4시간의 사용료를 지급한다는 사전예약을 통해 2004년말까지 50여차례 테니스 모임을 주선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 과정에서 선회장은 서울의대 K교수나 P변호사, 치과전문의 M원장 등 개인적으로 친한 선후배들과도 어울리면서 이시장과 테니스를 같이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선회장 모른다 하지 않았다”

한편 서울시측은 ‘황제 테니스 파문’과 관련, 제기된 로비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측은 “서울시 사업과 관련해 이시장이 로비에 연루된 사실은 일체 없다”고 강력 반박했다. 선회장과 이시장의 관계에 대해 조해진 정무특보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 적 없다”면서 “이름을 모른다고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럼 왜 처음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느냐고 묻자 그는 “테니스장에서 여러 차례 만났고 식사도 같이 했는데 이시장이 모를리 없고 모른다고 한 적도 없다”고 재차 해명했다.이시장은 선회장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풀네임을 모른다고 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조특보는 “로비를 받을 정도면 풀네임을 모를 수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선회장이 운영했던 ‘M기획’의 교통표지판 사업의 관련해서도 “담당 직원에 확인해 본 결과 취임이후 선회장과 관련된 일을 서울시가 벌인 적은 한건도 없다”고 일축했다.

T사의 이대표와 이명박 시장의 친분 관계를 묻는 질문에 조특보는 “2003년 양재 테니스장에서 인사하고 식사하는 자리에서 본 것 등 2차례 만난 것으로 안다”면서 “그게 전부”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항간에서 제기되고 있는 로비 의혹과는 전혀 무관한 사이라는 설명이다.서울시 교통카드 민자사업에 삼성SDS와 콘소시엄을 형성해 T사가 제안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서 조 특보는 “당시 T사가 떨어지지 않았느냐”며 “일각에서 실패한 로비 운운하는데 이는 로비 사실을 밝히고 나서 할 말로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법적대응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이대표가 서울시 사업과 관계가 있는 C회사 비상근 회장직을 맡았던 것과 관련해 그는 “이대표가 서울시 관련 사업을 오래 해온 사람이면 하던 업무를 계속 발전시켜 시(市) 일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문제는 이대표가 이시장과 만나서 로비를 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였느냐를 따진 이후 로비 운운해야 이치에 맞는게 아니냐”고 열린우리당측의 공세에 목소리를 높였다.


# 선회장 인터뷰“2천만원 안씨 대납 이해 안간다”


다음은 선회장이 22일 서면 기자회견을 갖기 전 본 매체와 통화에서 밝힌 내용이다. 선회장은 이시장이 자신을 모른다는 것에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자신이 운영하던 광고기획사 M사는 서울시와 무관하다고 강조하면서 로비의혹을 일축했다. 반면 T사의 이대표를 이시장에게 소개시켜 준 것은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그러나 항간에서 제기하고 있는 로비 의혹과는 전혀 관련 없다고 밝혔다. 그런 한편 보험설계사인 안모씨가 이명박 시장의 테니스 비용 2천만원을 대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선회장과의 일문일답.

- 이시장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제가 초대했다. 테니스를 같이 치자고 2001년도부터 2004년말까지 남산코트를 빌렸다. 코트를 빌릴 당시 서울시 체육회 회장이 이명박 시장이고 해서 체육회 이사회 때 자연스럽게 인사했다. 개인적으로 현대건설 때부터 테니스를 좋아한다고 옛날부터 알았다. 그래서 테니스 치자고 제안했다. 이런 모임이 있는데 나와 달라고 요청해 인연을 맺게 됐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대표로 있던 M기획이 하는 사업은.광고회사로 주로 교통관련 사업을 했던 회사다. 서울시 사업은 없어서 못했다. 이시장 재임기간에는 서울시 일을 안했다.

- T사 이대표를 이시장에게 소개시켜주게 된 배경은.M기획 대표로 있을 당시 교통관계 사업하다가 이대표 처남이 소개시켜줘서 알게 됐다. 얼굴은 알지만 일로 만난 적은 없다. 이시장은 테니스를 남산에서만 친 게 아니다. 양재동에도 양재 시민의 숲에 실내 테니스 코트가 있다. 30~40명이 테니스를 함께 쳤다. 우연히 나하고 시장하고 그 친구하고 있어서 친구라며 소개를 시켜줬다. 이대표는 이시장하고 테니스를 친 적이 없다. 그 사람은 테니스를 잘 못 친다.

- ‘황제테니스 파문’과 관련, 체육회 임원이 언론에 제보한 이유는 무엇인가.체육진흥회가 남산 코트장 운영권을 서울시 산하 남산 체육공원 관리사업소하고 한국체육진흥회와 3년간 계약했다. 비도 새고 그동안 바닥도 안 좋고 하여 공사를 했었다. 6개월 영업을 못했으니 연장을 해줘야 하는데 서울시가 안했다. 거기에 반발해 언론에 제보를 한 것 같다.

- 별로 재력가도 아닌 안모씨가 이명박 시장의 테니스 비용 2천만원을 대납한 것에 대해 말이 많은데.안씨는 나도 잘 아는 사람이다. 가정주부이고 보험 설계사다. 하지만 2천만원을 대납했다는 것은 납득도 안되고 이해도 안간다. 집안 형편이 그렇게 좋지 않다고 전해 들었다.

- 박근혜 대표와는 어떤 관계인가.박 대표는 테니스 코트에 와서 레슨을 받았다. 비용은 비서실에서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얼굴만 아는 사이다. 박근혜 대표가 테니스를 쳐서 인사를 드렸다. 첫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01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