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판 짜는 ‘뉴롯데’… 지배구조 개편 속도 낸다

롯데렌탈, 상장 추진 본격화…계열사 IPO 신호탄 호텔롯데, 롯데렌탈 상장 후 IPO 재추진 예상

2021-06-07     최진희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렌탈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신호탄을 올렸다. 롯데렌탈 상장 이후 호텔롯데 IPO를 재추진하는 수순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31일 한국거래소에 신청했다. 2005년 10월 설립된 롯데렌탈은 자동차 대여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며 신청일 기준 호텔롯데 외 1명이 지분 75.49%를 보유했다.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2조1008억원, 영업이익 1497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상장 대표주관회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롯데렌탈의 최대주주인 호텔롯데는 지난달 롯데렌탈 주식 59만 주(452억 원)를 추가 취득해 보유 지분을 42.04%에서 47.06%로 확대했다. 롯데렌탈의 상장 시기는 8~9월이 될 것으로 보이며 기업가치는 2조원대로 예상된다.

◇계열사 상장으로 보유 지분 가치 부각

롯데렌탈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166% 늘어난 188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1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롯데렌탈이 높은 몸값에 상장하면 호텔롯데의 보유 지분 가치도 오르게 된다. 업계에서는 호텔롯데가 롯데렌탈 상장을 추진 동력으로 삼아 상장 재추진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호텔롯데는 IPO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면세사업 매출 급감 등으로 중단된 바 있다.

지난 2017년 롯데지주를 설립한 롯데그룹은 지난달 롯데월드타워와 월드몰의 소유권 지분을 100% 롯데물산 소유로 정리하며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현재 롯데월드타워·월드몰의 토지와 건물은 롯데물산 75%, 롯데쇼핑 15%, 호텔롯데 10%에서 롯데물산이 100% 소유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호텔롯데는 약 50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된다. 리스 부채 총액은 933억 원 줄어든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호텔롯데의 영업현금창출력이 위축된 가운데 재무부담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호텔롯데는 지난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반토막 났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7조3965억 원에서 3조8444억 원에 그치면서 전년 대비 48%나 급감했다. 면세점을 제외한 전 부문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2016년 75% 수준이었던 부채비율도 지난해 175.7%까지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그동안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실적 부진 등으로 연기된 주요 계열사들의 IPO 재추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호텔롯데 상장 관련 움직임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롯데지주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을 완성하기 위한 핵심고리로 꼽힌다. 현재 호텔롯데는 일본롯데홀딩스 등 일본 자본이 9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이 상장 이후 가치가 오르면 다른 계열사의 기업공개(IPO)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며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호텔롯데 상장 작업에도 힘을 싣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