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여군 숙소 무단 침입·불법 촬영’… 공군 내 성범죄 추가 폭로

2021-06-02     김혜진 기자

[일요서울ㅣ김혜진 기자] 최근 공군 여성 부사관이 동료에게 성추행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군인권센터는 지난 5월 초 발생했던 공군 내 성폭력 피해 사례들을 추가 폭로했다. 이들은 군사 당국의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했다.  

2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과 김숙경 군성폭력상담소장은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5월 초 공군 제19전투비행단에서 여군을 상대로 불법 촬영을 저지른 가해자 남성 간부의 USB와 휴대폰에서 다량의 불법 촬영물이 발견돼 현행범으로 적발됐다”며 “피해자는 다수며 여러 부대에 소속돼있고 불법 촬영물이 장기간, 다량 저장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소속 부대는 가해자의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가해자 분리도 하지 않고 있다”며 “가해자가 군사경찰이라는 이유로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군에서의 성폭력 사건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마치 가해자들이 서로 범죄를 학습하는 것 같은 형국”이라며 “국방부는 때마다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책을 쏟아냈고 관련 지침도 강화한다고 소란 피웠지만 실상은 답보 상태다. 오히려 군 성폭력 이슈에 디지털 성폭력 문제까지 더해지며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 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1월9일 공군은 인권나래센터를 개소했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는 이러한 공군의 노력이 전시 행정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가장 기본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피해자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했다. 책임 있는 군 수뇌부에 대한 경찰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