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대권 출사표를 던진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한 방송에서 “조국 사태는 촛불시위 이후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웠던 논란 중 하나인데 아무 일 없었던 듯 넘어갈 일은 절대 아니다”라고 조 전 장관에 대해 선을 그었다.
1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조국 전 법무장관이) 민주당 사람이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민주당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나”라고 반문했다. 이는 민주당의 ‘조국 프레임화’를 극도로 견제하는 말로 해석된다.
조국 전 장관의 회고록 출간으로 시험대에 오른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민심 경청 프로젝트’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 여의도역에서 직장인들과 만나 “민주당이 그간 자기만의 의제에 갇혀서 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에 소홀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현재 송 대표는 취임 한 달째를 맞는 오는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가 검찰·언론개혁 등 문 정부 숙원사업보다는 민생 현안에 더욱 치중하며 중도 포섭에 적극 나섰던 만큼, 조국 열성 지지파들과 선을 그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반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여권 대선 잠룡들은 대체로 조국 전 장관의 회고록을 반기는 분위기다. 조 전 장관 재부각을 통해 내심 친문 중심의 진보 표심 재집결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특히 친문 정청래 의원은 “일단 다섯 권 주문했고 읽는 대로 독후감을 올리겠다”며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고 하는데, 먼 훗날 그가 뿌린 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나무가 크게 자라있기를 기대한다”고 유독 조 전 장관의 회고록을 치켜세웠다.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조국 전 장관 회고록에 대해 공식 언급을 자제하며 한 발짝 물러선 모양새다. 일명 ‘대깨문’ 세력과 거리 유지를 하면서, 중도층 공략에 주력하겠다는 셈법으로 풀이된다.
조 전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은 서점가에 정식 출고되기도 전에 예약 판매로만 약 1만5000부가 팔리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회고록은 2019년 8월9일 조국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후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그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기록했다. 공직자로서 검찰개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겪은 고난의 시간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한편, 조국 열성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번 회고록 출간에 “나의 대통령”,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눈물이 났다”, “검찰개혁의 수호신” 등 속칭 조비어천가를 방불케하는 반응과 함께 책 구매 인증 러시도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