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전략, ‘수소 산업’ 명함 내미는 한국 산업계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제조업을 비롯한 국내 산업계가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를 목표로 탄소중립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명함에 ‘수소’를 새기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자체 기술력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수소 개발에 나서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수소 공급 네트워크 구성 등 인프라 확장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27일 한화솔루션은 현대글로비스 차량용 수소 충전소 사업에 신규 공급자로 선정됐다며 연료용 친환경 수소 공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소금물에서 발견한 수소
한화솔루션의 여수공장은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서 합성수지 및 석유화학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이 공장의 가성소다 생산 공정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 수소의 생산이 가능하다.
가성소다 원료인 소금(NaCl)을 물(H20)에 녹여 분해하면 수소(H2)가 발생한다. 소금물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일반 석유화학공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와 달리 친환경 수소로 분류된다. 이후 정제 과정을 거쳐 순도 99.999%의 연료용 수소로 전환될 수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지역 수소충전소에 연료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전해 기반 부유식 그린수소 플랜트
앞서 이달 초 현대중공업은 동해에 그린수소 생산플랜트 구축을 선언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상 플랜트 방식을 도입한다. 부유식 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활용해 바닷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대규모 수전해(水電解) 기반 그린수소 플랜트다.
풍력과 신재생 에너지로부터 발생한 전기로 물을 분해하는 방식으로 한화솔루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기대된다.
수소 연료전지 활성화
두산퓨얼셀은 현 정권의 수소경제 및 수소연료전지 발전 산업에 대한 구상과 함께 성장했다. 2019년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면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에서 70%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서구 선진국들이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 밸류체인 확대 움직임을 내비치면서 두산퓨얼셀은 산업용 원료 제공자의 수준을 넘어 수송용·발전용 수소 수요에 대응하며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이 외에 통신사로는 LG유플러스가 경남 창원시의 수소비전을 함께 하며 수소정책 추진 및 공모사업 유치 등 상호 협력에 나서고 있다.
수소발전 의무화제도 연내 도입
수소 경제와 관련 정부가 추진해오던 수소발전 의무화제도 도입을 위한 발의와 국회 통과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대 이상으로 국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를 내놓으면서 정부가 이에 대한 조율과 수소발전 의무화제도 정착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목표가 법제화되고 실적 가시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기업의 수소산업 진출이 해외에 명함을 내밀 때가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