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PicK] 박원순 시장 판도라 상자 열렸다, 100억 사용처 야구모임•파티•반찬만들기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비판 중 하나가 예산 퍼주기입니다. 다양한 사업들을 위한 지원예산이지만 대부분 그 대상이 시민단체였고 사업 및 활동 내역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선일보가 26일 기사 한건을 내보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 100억 펑펑… 뜨개질·파티까지 돈 대줬다’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내용을 살펴보면 서울시가 지난 9년간 ‘마을 생태계’를 조성한다며 추진한 주민 공모 사업 중 상당수가 ‘예산 퍼주기’였다는 내용입니다.
주민 공모 사업은 서울 주민 3명 이상이 자치구와 협의해 지역 특성에 맞는 모임을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시와 자치구가 모임별로 50만에서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사업이 시작된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총 100억 원 이상의 세금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모임 5879개에 총 61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좋은 사업이라면 지원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문제는 실제 이 사업들의 내용이 상당히 부실하고 세금으로 지원할만한 사업인지 의구심이 든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한 자치구에서는 마을 생태계 사업으로 파티 관련 주제의 모임을 만들어 297만원을 지원 받았습니다. 모임에 참여한 20여명은 파티용 소품과 과자를 만든 뒤, 야외에서 2차례 공연을 곁들인 파티를 열었습니다.
인문학 수업 모임에 100만원을 지원한 사례도 있습니다. 인문학을 배우며 이웃과 소통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모임에는 11명이 참여했습니다. 지원금 절반인 50만원을 14차례에 걸쳐 밥을 먹거나 간식을 사는 데 지출했습니다. 남은 돈으로는 책값 19만원, 강사비로 20만원을 지출했습니다.
반찬을 만들어 주민들과 나누는 모임을 한 경우도 85만원을 지원 받았습니다. 8명의 주민들이 총 12회 모임을 갖고 마트에서 음식 재료를 사는데 비용을 썼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시의 주민 공모 사업에 참여한 시민은 약 13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100억 원 이상을 썼지만 이 사업으로 무슨 효과를 얻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청은 주민 공모 사업 등 유사한 정책과 사업을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입니다.
2021. 5. 26 일요서울TV 오두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