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은행 재계약 비상…비트코인 급락까지

금융감독 당국, “가상자산 투자 목적 해외 송금 대응 나설 것” 비트코인 열흘 만에 30% 급락 4000만 원 선…한 달 전 대비 절반 수준

2021-05-20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국내 주요 가상화폐거래소들이 2달여도 남지 않은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이 가상화폐 시장 과열 등으로 은행권에 압박을 가하면서 시중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심도 깊은 점검에 나서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상화폐거래소 재계약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트코인 가격마저 바닥을 치고 있다. 이달 안에 1억 원 달성에 대한 기대가 나온 지 한 달이 채 가기 전에 흐름이 완전 바뀐 상황이다. 

가상화폐에 몰려든 개인투자자들도 갈팡질팡하기는 매 한가지. 가상화폐거래소가 정상 거래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해외 거래소로 눈을 돌려야 하지만, 해외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도 쉽지 않다. 해외 가상화폐 등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 금융감독원이 문제점 파악에 나서고 있어서다. 

금감원 외환감독국 외환검사 2팀은 “해외 가상자산 투자 목적 송금거래를 하면서 마치 수출입거래 등이 목적인 것으로 가장한 해외송금거래는 문제가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감독당국 대응 & 은행권 점검…거래소 어쩌나

은행권은 국내 가상화폐거래소의 문제 발생 시 그에 대한 책임을 100% 져야하는 상황에 오는 7월 예정된 국내 거래소들의 재계약에 대한 긴밀한 협조에 나섰다. 은행엽합회 중심의 자금세탁방지법(AML) 참고자료를 공유하고 은행별로 철저한 위험성 및 안전성 평가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일요서울이 은행연 및 은행권 확인 결과, 신규진입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등록유무를 떠나 10여개의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으나, 실제 금융당국에 신고된 곳은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4곳뿐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은행 거래 재계약을 위해 피 말리는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가상화폐거래소 및 관련 단체들은 정부 인사 및 금융감독 당국 등으로 로비까지 펼쳐서라도 이른바 밥줄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익명을 요구한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정부 및 금융권에 가상화폐거래소 등의 활성화 및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불법적인 거래가 아닌 건전한 투자 및 금융 활동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상가상으로 그간 가상 자산의 상승세를 이끌었던 비트코인의 급락도 눈에 띈다. 지난 10일 기준 원화로 약 6230만 원선에 머물던 비트코인은 5000만 원선이 붕괴되며 불과 열흘 만인 20일 기준 4400만 원선에 머물러 있다. 무려 30% 수준의 하락세다. 

설상가상으로 개미의 대 이동을 이끌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유지를 권고했으나,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한편 NH농협은행은 2018년 소비자 정보보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신규계좌 발급을 유예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