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최고 광폭 행보에 ‘이준석 때리기’ 나선 진중권·강민진
이준석 野 당대표 적합도 머니투데이·미래한국硏 조사 1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즐길 수 있을 때 마음껏 즐기라”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젠더 이슈 이용한 선동 정치” 이준석 “허수아비 때리기 하느라 고생들이 많으시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이후 당내 신구(新舊) 대결의 한 축을 맡아 광폭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이 전 최고위원의 젠더 철학을 향한 저항 기류가 감지된다. 정치권에서 이 전 최고위원의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점차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 간 갈등으로 확전(擴戰)되는 양상이다.
지난 17일 이 전 최고위원이 야당 당권후보 지지도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젠더 이슈로 논쟁을 이어 왔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가 비판에 나섰다.
여론조사업체 PNR이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로 지난 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 전 최고위원이 20.4%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 15.5%, 주호영 전 원내대표 12.2%, 김웅 의원 8.4%, 김은혜 의원 3.5%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PNR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전 최고위원과 페미니즘 이슈로 대립각을 세웠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준석은 구름에 둥둥 떠다니네. 즐길 수 있을 때 마음껏 즐기라”며 “개더 로지스 화일 유 캔. 바보”라고 비꼬았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최근 “여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진 것은 젠더 갈등 때문”이라는 이 전 최고위원의 지적 발언에 ‘반(反)페미니즘 정서를 이용한 지지율 끌어올리기’라며 강력하게 비판한 바 있다.
여기에 이 전 최고위원과 페미니즘 논쟁으로 이견을 보였던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이준석 때리기’에 가세했다.
지난 17일 당 대표단 회의에서 이 전 최고위원을 “안티 페미니즘의 상징이자 혐오·선동으로 주목받아온 정치인”이라며 “낡은 보수의 다음 세대 유망주가 혐오 선동으로 주목 경쟁에 골몰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 대표는 18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이 전 최고위원이 젠더 갈등의 중심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정치인이라면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한쪽 편에 서서 선동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대표적으로 이수역 사건은 개별적이고 특수한 사건으로, 이준석 전 최고는 이를 전체 여성의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며 “그리고 더 이상 여성차별이 없는 것처럼 말하면서 메갈리아(페미니즘 커뮤니티) 손가락 음모론을 제기하고 여성들에 대한 거짓 누명을 씌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전 최고위원은 본지와 취재에서 “허수아비 때리기 하느라 고생들이 많으시다”며 “이준석이 했다는 갈라치기가 뭔지나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맞불을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