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보궐선거]선관위 ‘내로남불’ 문구 불허...與 편파 논란 확산

선관위, 문구 금지사유 “내로남불⋅위선⋅무능 특정 정당 쉽게 떠올려” 野 “민주당이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것 선관위가 사실상 인정한 셈”

2021-04-05     정두현 기자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투표를 독려하는 게시물에 ‘위선’, ‘무능’, ‘내로남불’ 같은 단어가 특정 정당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용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선관위의 편파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황당하지만 민주당이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것을 선관위가 사실상 인정한 셈으로 고마운 측면도 있다”라는 반응을 내놨다.

지난 3일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투표 독려 현수막용 문구를 사용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결과, ‘투표가 위선을 이깁니다’, ‘투표가 무능을 이깁니다’, ‘투표가 내로남불을 이깁니다’ 등의 문구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힘에 따르면 선관위는 해당 문구들에 대해 “특정 정당(후보자)을 쉽게 유추할 수 있거나,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표현이라서 사용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용찬 서울시장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선관위가 국민의 입을 아예 틀어막겠다고 작정하고 나섰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일반 국민마저 ‘위선’, ‘무능’, ‘내로남불’이라는 일상적인 표현을 사용할 수 없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며 “위선을 위선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나라, 무능을 무능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나라가 정상적인 나라인가”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어 그는 “민주당이 위선적이고 무능하며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사실을 선관위가 사실상 인정하고 있는 말”이라며 “시쳇말로 이게 도대체 말인가 막걸리인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했다. 또한 김수민 홍보본부장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선관위가 ‘위선’, ‘무능’,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더불어민주당을 떠올리게 한다고 공식 인정했다”고 거들었다.

선관위는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에 편파적인 행보를 보이며 중립성 시비 논란을 빚고 있다.

선관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상정되기 직전 부산 가덕신공항 부지를 찾은 것에 대해서도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라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아울러 친여(親與) 성향의 교통방송(TBS) 캠페인과 택시 선거 홍보물에 민주당 당색과 유사한 색을 사용한 것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