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등장후 지지율 ‘정체’ 공격적으로 ‘변신’
2006-04-26 이금미
게다가 ‘당비미납’ 논란에도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를 벌이기까지 했다. 지난 20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오 후보가 50.8%, 강 후보가 35%를 얻어 오 후보가 15.8%포인트 앞섰다. 지난 12일 같은 기관 조사에서 오 후보가 강 후보를 9.1%포인트 차로 앞섰다. 며칠 만에 더욱 차이가 벌어진 것이다.결국, 이 시장과의 차별성 추구를 통해 ‘강금실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강 후보는 서울시청 새청사 용산 이전을 제시하며 이 시장과 각을 세웠다. 4대문 안에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이 시장이 임기 두 달여를 남겨놓고 신청사 건설계획을 세운 것은 실효성과 연속성, 정당성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차별화’를 드러낸 강 후보는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 건립 계획에도 반기를 들었다. 노들섬 오페라 하우스는 다음달 23일 착공 예정이다. 강 후보의 반대 논리는 서울시민에 가 있다. 시민들의 접근이 어려운 대규모 공연장이라는 것. 이어 공사 건립에 배정된 예산을 서울시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한다는 정책공약도 발표했다.
내친김에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독도문제에 대한 초당적 대처를 위한 청와대의 여야 대표 초청 만찬에 한나라당이 불참한 게 문제다. 강 후보는 이를 ‘반민족적’이라 규정, 심한 모욕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라고 했다. 이 시장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는 강 후보이기에 여야에서 강 후보의 변신을 받아들이는 온도차는 심하다. 여당에선 신청사, 오페라하우스 등의 문제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주요쟁점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반면, 한나라당에선 지지율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우려했던 이명박 흠집내기를 가동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강 후보의 차별화 전략 이후에도 지지율이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게다가 지난 20일 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TV 토론에서 예상 외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을 앞둔 시점, 한나라당에 흐르는 기류도 강 후보에겐 부담이다. 일반시민 및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오 후보에 대한 호감이 경선 변수의 하나인 대의원에까지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 후보 캠프에선 반전카드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이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