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안철수, 여론조사 문항·방식 두고 단일화 협상 갈등

2021-03-18     정재호 기자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여론조사 문항과 방식을 두고 단일화 협상에서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론조사(하는 것)까지는 합의가 된 거고 여론조사 문항, 형태가 (협상의) 걸림돌”이라며 “그분들(안 후보측 협상팀)이 또 새로운 것을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양 후보를 대입해서 누가 유리하냐, 불리하냐를 묻는, 단일화 방식으로 정치 역사상 쓴 적이 없는 걸 들고 나와서 관철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자가 ‘여론조사 문항으로 적합도냐, 경쟁력이냐가 아닌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중 누가 더 유리하다고 보나를 묻는 질문을 안 후보측에서 들고 왔다는 건가’라는 취지로 묻자 오 후보는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오 후보는 “(협상이) 결렬되지 않을 것이다. 그쪽도 19일날까지 후보등록 하는 것은 정말 저하고 굳게 약속을 했기 때문에 조금 믿고 기다려달라”고 말하며 단일화 실패로 3자 대결을 하게 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제 머릿속에 없다. 그런 일이 있게 되면 그건 정말 재앙”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단일화 하나 가지고도 이렇게 쉽지 않은데 합당이 무슨 기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양쪽의 지분 싸움이 치열하다”며 “지분 주장 안 하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할 거면 입당하는 게 낫다. 막판에 다급하니까 내놓는 어떤 입장 표명을 한게 아닌가 한다”고 추측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가상 양자대결 방식은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오히려 오 후보측 협상팀에서 여론조사에 유선번호를 도입하겠다고 나선 것을 비판했다.

이날 오전 양당 실무협상단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난 안 후보측 협상단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오 후보가 잘 모르고 한 말”이라며 “경쟁력 측정은 상대 후보를 이기려고 단일화하는 것이다. 측정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그 중 하나가 가상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 대표 말처럼 투표용지와 여론조사 설문지가 똑같으면 된다. 오 후보로 단일화 되면 1번 박영선, 2번 오세훈 안 대표가 단일화 되면 1번 박영선, 4번 안철수 이런 식으로 설문지 만들어서 묻자는 것”이라며 “오 후보가 새로운 것이라는데 모든 언론사가 이미 가상대결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10년에도 유시민, 김진표 두 야당 후보가 단일화 하는 과정에서 가상 후보 대결로 결정을 봤다”며 “경쟁력은 동의하면서도 가상대결은 부정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총장은 또 “전혀 생뚱맞은 것 들고 나오는 건 국민의힘 쪽”이라며 “유선전화번호를 섞어서 여론조사를 하자고 하는데 이건 말이 안 된다. 국민의힘도 이번 경선 여론조사를 다 안심번호로 했다. 우리도 금태섭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선관위에 요청해 받은 안심번호로 여론조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 안심번호가 데이터베이스 오염도를 막기 위해 2016년에 도입된 건데 국민의힘측에서 단 한 번이라도 유선번호 섞어 쓴 적 잇는지 (증거를) 갖고 오면 검토하겠다”며 “일부 언론에서 (유선번호 비중이) 15%라는데 우리 협상과정에서는 안 나왔다”고 말했다.

협상 기한에 대해서는 “오전에 결정 나야 오후부터 여론조사에 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양당 협상팀의 협상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시작돼 협상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