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항마‘ 자처한 추미애, 대선 출마 행보 시동
페이스북 통해 “오만하다”며 윤 전 총장 저격 이어가 ‘경제 공부, 환경문제 우려‘ 언급해 대선 존재감 어필 민주당, “秋 공격적 행보, 法-檢갈등 복기시킬까 부담“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주로 윤 전 총장을 겨냥한 ‘페북 정치’에 부쩍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대선후보 지지율 1위에 오른 윤 전 총장의 ‘대항마’를 자처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최근 윤 전 총장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지난 4일 윤 전 총장이 사퇴하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 한 데 대해 “오만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또 지난 11일에는 윤 전 총장 측근들의 부산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 연루 정황을 거론하며 윤 전 총장 본인의 입장을 따져 물은 데 이어 14일에도 “부동산 시장의 부패 사정이 제대로 되지 못한 데는 검찰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추 전 장관이 ‘윤석열 때리기‘에 공을 들이는 것은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함과 동시에 친문(親文)계의 지지를 얻겠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 저격으로 세간의 이목을 끌면서 대선 출마 행보에도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추 전 장관은 “지난주부터 다시 경제공부를 시작했다”며 최배근 건국대 교수의 저서 두 권을 추천했다. 필시 대통령감으로서 기본 소양을 갖춰나가는 등 대선 후보로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자 하는 셈법을 추론할 수 있다. 또 지난 14일에는 추 전 장관이 페이스북에 국내 미세먼지 문제를 걱정하는 글을 올려 ‘윤석열 대항마‘를 넘어선 대승적 인식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보궐선거가 목전인 시점에 추 장관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것은 민주당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추 전 장관과 윤 전 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두고 서로 대립각을 세운 결과 여당을 향한 민심이 싸늘해졌다. 때문에 퇴임한 두 정계 인사의 갈등이 환기되는 것은 자칫 여당 지지율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게 민주당 일각의 의견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 내에선 최근 추 전 장관의 행보가 자칫 LH 투기 의혹 사건 등으로 가뜩이나 민감해져 있는 민심에 부채질을 하는 그림이 될까 걱정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