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PicK] 국토부·LH·국회의원까지 엮인 '광명·시흥 투기' 거대 카르텔

2021-03-11     신수정 기자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에 의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들의 ’광명·시흥 3기 신도기 투기 의혹’이 세상에 폭로된 지 10일 만에 정부합동조사단이 ‘1차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단 출범 1주일 만에 밝힌 조사결과, 7명이 추가 적발됐습니다. 또한 지난 2일 ‘LH 토지 투기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도 LH 직원들 수십여 명과 광명·시흥시 공무원,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상섭 시흥시의원까지 엮이면서 그간 일파만파 퍼지던 투기판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국민의힘 부동산투기조사특별위원회 소속 곽상도 의원실이 2018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광명·시흥 7개동 일대 토지 실거래 내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투기 의심 거래를 한 사람 중 LH 직원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74명으로 밝혀졌습니다. 

동명이인의 일반인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들 거래에 대한 면밀한 조사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미 적발된 LH 전·현직 직원 15명이 이미 비슷한 방식으로 매입한 사실이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같은 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은 “너무 억울하다. 솔직히 사내에서 듣기로 정치인, 국회의원이 해 먹은 게 우리 회사 고위직보다 훨씬 많다고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이 우리 쪽에 정보를 요구해 투기한 것을 몇 차례나 봤다”며 “일부러 시선 돌리려고 LH만 죽이기 들어간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9일, 국회 고위 공직자 재산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어머니가 3기 신도기 예정지인 경기도 광명시 가학동 인근에 땅을 2019년 8월에 매입했던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또한 이상섭(59·무소속·시흥라·건축가) 경기 시흥시의원도 아내가 2017년 12월4일 1평당 평균 79만 원으로 총 3억6700만 원 규모의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밭을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땅은 LH 직원들이 샀던 토지와 같이 ‘시흥시 미래형 첨단 자동차클러스터(V-City)’ 사업 예정구역입니다. 

한편, 이번 땅 투기 의혹의 파장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분노한 신도시 주민들과 공공 택지 토지 소유주들은 ‘3기 신도시 백지화’를 요구하기에 나섰고, 세종시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단에 제기된 투기 의혹도 세종시 자체의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면밀히 조사할 예정입니다. 

부산시도 시청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강서구 대저동 ‘부산연구개발특구’ 신도시 투기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내집마련’의 꿈에서 멀어진 2030세대의 공분까지 더해져 국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11일 “국회의원도 300명 전원에 대해 국회 차원의 부동산 전수조사에 착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00명 다 조사 해보자”며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의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청와대를 비롯한 주요 행정 기관과 여야 정치인들, 지역적으로 충청북도와 부산시로까지 확대된 ‘토지 등 투기’ 전수조사.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공공질서가 바로잡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

2021.03.11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