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내일은 프로 (34) 기아자동차 ‘4세대 카니발’

대한민국 대표 패밀리 밴, 4세대 카니발 타고 1,000km 달려보자

2021-02-26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유럽에서 복지 전용 차량으로 70%를 차지하고 있는 일명 ‘패밀리 밴’ 기아자동차 4세대 카니발의 주행 및 성능을 몸소 확인하기 위해 가족이 동원됐다. 갓 세 살이 된 조카까지 한 자리를 꿰차고 앉았다. 이번 시승의 주요 구간에서 가장 신경 쓴 것은 조카의 컨디션이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유일무이한 MPV(다목적 차량)로 독주하고 있는 카니발을 만났다. 2.2디젤 엔진을 얹고 넘치는 폭발력으로 도로를 질주했다.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가볍게 느껴졌다. 워낙 큰 몸집과 공간에 주행 중 소음이라고 귀기울일 만한 일은 없었다. 

분명 덩치는 큰데 너무 잘 달렸다. 휴게소에 한 번 쉬고 400km를 달리는 동안 피로감도 적었다. 때로는 시트를 낮게 하고, 때로는 시트를 높게 하면서 고속도로에서 시야를 멀리해 달리는 동안 카니발은 편안함을 선사했다. 

조금만 기분 나쁘면 칭얼대는 조카의 유아용 카시트를 장착했다. 카니발의 후석은 2열, 3열 전 좌석에 아동용 카시트를 장착할 수 있었다. 어린이집 운행 차량이나 아동들의 단체 이동 시 용이하도록 배려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은 시승 전문가인 삼촌, 아빠는 조수석에 앉았다. 조카는 그의 엄마와 3열에 각각 앉았다. 시승 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시승 요청을 허락해 준 3세 조카가 차량 시승에 참석하기에는 준비물이 많았다. 트렁크에 유모차는 기본이고 좌석 공간에도 기저귀, 우유, 간식, 장난감 등이 즐비했다. 

우선 동해 바닷가로 달렸다. 목적지는 최근 이슈가 된 월성원자력발전소를 볼 수 있는 읍천 항. 산길과 지방도로를 달리는 동안 너무 조용하게 앉아 있는 조카가 기특했다. 간식도 먹고, 분유도 마시고 장남감도 가지고 놀았다. 

룸미러를 슬쩍 보니, 조카가 한 손을 펴 흔들었다. 5점 만점에 5점. 직장을 다니는 아빠들의 가족을 위한 첫 번째 목표인 패밀리 밴 시장에서 압도적인 카니발은 단순히 경쟁 모델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카니발 2.2디젤 9인승 모델에 적용된 2,3열의 독립시트는 엄마들이 벨트를 매고서 옆 자리의 어린 자녀들을 돌보기에 충분한 공간을 제공했다. 일반적인 SUV의 후석은 3인승이지만 붙어 있는 일체형 시트라서 엄마들이 몸을 돌려 자녀를 다루기가 쉽지 않은 데 반해 엄마의 활동이 수월하고 앞과 옆으로 여유로운 공간에 자녀에게 필요한 물건을 둘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이번 시승에서 다른 기능은 부차적이긴 했으나, 장거리 주행에서는 역시 큰 도움이 됐다. 기아차는 카니발에 최첨단 주행보조(ADAS)를 전 트림에 적용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유지보조, 차로이탈방지보조, 자동긴급제동이 기본으로 적용되면서 가족들의 안전한 이동수단이 될 수 있다. 

최고출력 202마력에 45.0kg.m의 최대토크는 9명이 모두 탑승하더라도 결코 힘이 뒤처지는 일이 없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다. 시골을 방문해 쌀가마니를 실었고 부모님 선물로 받은 실내용 자전거도 옮겨왔다. 이보다 더 가치 있는 패밀리 밴을 국내에서는 당분간 못 볼 것이라 예측하며 시승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