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내일은 프로 (32) 르노삼성 ‘뉴 QM6 LPe’
뉴 QM6 LPe, 국내 자동차 시장 LPG 부문 1위…“세단을 뛰어 넘어”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미세먼지도 없는 맑은 날씨가 르노삼성의 뉴 QM6 LPe 시승일로 잡혔다. 고속도로를 타기 전 가벼운 워밍업을 위해 한강을 한 바퀴 돌았다. 강에 비친 햇살이 눈부시게 반짝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토요일 오전이지만 차량이 많지 않아 페달을 깊이 밟았다. 엔진의 움직임이 발끝으로 전해졌다. 가솔린 모델 못지않은 힘으로 도로를 미끄러져 나갔다.
뉴 QM6 LPe가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돌아왔다. 지난해 여름 초입에 만났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단지 디자인의 변경만으로 느낄 수 있는 다름이 아니다.
QM6 LPe는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을 달궜다. 세단의 전유물이었던 LPG엔진을 SUV에 적용해 국내 LPG 자동차 전체 시장 왕좌에 올랐다.
르노삼성의 도넛탱크 특허 기술을 적용한 3세대 LPG 엔진과 신형 SUV QM6의 만남은 운명처럼 시작됐다. 정부의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디젤 엔진이 맥을 못 추는 흐름 속에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던 니산 ‘로그’를 규슈 공장으로 넘겨줘야 할 형편이었다.
판매량이 절반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QM6 LPe가 이른바 혜성처럼 등장했다. 2002년 현대자동차의 트라제 XG가 고급화 전략을 앞세우며 LPG엔진을 일부 적용했으나, 당시 기술력으로는 만족스러운 연비를 내지 못해 큰 인기를 얻을 수 없었고 이내 자취를 감췄다.
이후 17년 만에 LPG엔진을 얹은 SUV가 등장한 것. QM6가 LPe 모델을 낼 때 사람들은 크게 호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디젤 모델에 관심이 집중됐다.
2019년 정부가 환경 문제로 37년 만에 LPG 차량 일반 판매를 허용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LPG 모델을 서둘러 내놓기 시작했다. 경쟁사들이 세단에만 LPG 모델을 적용하는 가운데 르노삼성은 SUV를 공략했다.
향상된 3세대 LPLi(Liquid Petroleum Liquid Injection) 엔진으로 최고출력 140마력에 19.7㎏·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QM6 LPe가 세상에 나왔다.
QM6 LPe는 한 번 충전에 500㎞ 넘는 주행이 가능해 서울에서 부산까지 추가적인 연료 충전 없이 주파할 수 있다. 여기에 가솔린 대비 58% 수준인 LPG 연료 가격을 고려하면 경제성까지 잡은 셈이다. 회전 구간 주행이나 가속 성능도 훌륭하지만, 승차감 역시 세단 못지않다.
여기에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AEBS)과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FCW) 및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등 안전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 운전석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도 추가할 수 있다.
시승하는 동안 한산한 고속도로를 질주하면서 활용했다. 단점은 목적지에 도착해도 계속 마사지를 받고 싶게 된다. 운전 중 피로와 졸음이 몰려올 때 유용한 사양으로 여겨진다.
QM6의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은 여행 귀가 시 운전자의 부담을 줄이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 차와의 거리는 운전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고 적당한 간격이 되면 차량이 스스로 제동하고 다시 가속한다.
시속 30km이상부터 적용이 되긴 하지만 개선된 모델에서는 시내 주행을 염두에 두고 저속에도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신갈JC를 지나고 판교가 가까워오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발이 날리는 정도인가 했더니 이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다.
딱 들어맞은 일기예보가 야속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라디오에서는 2NE1의 멤버 박봄이 피처링한 GG의 ‘바람났어’가 흘러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