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인터뷰] ‘보수 논객’ 조갑제 “2022년 대권을 말하다”

“대선 승리 위해선, 보수·중도·합리적 좌파 大단일화 이뤄야”

2021-02-08     정재호 기자

[일요서울ㅣ정재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우파진영은 대립과 분열로 인해 지리멸렬한 상태다.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에 맞서 제대로 된 견제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70대 ‘보수 논객’인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는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며 ‘사실을 통해 정의를 세우겠다’는 신념으로 정부·여당을 향해 날카로운 비판을 하고 있다. 일요서울이 그를 만나 내년 대선을 위한 보수우파의 방향을 물었다. 

-“文정권, 대한민국 법치와 문명 파괴해”

- 오는 4월 서울-부산 재보선을 앞두고 있다. 보수우파진영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분열과 대립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대통령이 소속한 자당의 국회의원 60여명이 탄핵을 찬성하고 주도했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은 정치재판에까지 걸려 감옥에 있다. 이런 배신의 사건은 세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서 보수우파 진영의 큰 짐이 됐다.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국민의힘이 입장 정리를 제대로 못해 국민들이 혼란해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오는 4월 서울-부산 재보선에서 범야권이 후보단일화를 이루고 내년 대선까지 이어져 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 

- 야권의 단일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 단일화는 보수우파만의 단일화가 아니다. 보수우파세력은 25%밖에 안 된다. 중도세력과 합리적 좌파세력 모두 단일화를 이루어야한다. 즉, 김정은과 문재인 정부에 반대하는 대한민국 세력이 단일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대한민국(大韓民國)의 大자를 사용해 大단일화를 주장한다. 그렇게 된다면 재보선과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좌클릭은 어떻게 보나. 

▲ 김종인 위원장의 탈보수·친호남 행보는 크게 효과가 없었다. 호남 사람들이 받아주질 않고 김 위원장의 나이가 80대이다 보니 확장성이 없다. 그리고 이런 행보는 집토끼인 보수층이 이탈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 일부에선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반대하는 것 이외에 국민들에게 크게 와 닿게 보여주는 것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 국민의힘은 비판만하고 건설적인 대안이 없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문제에 대한 지적이다. 근데 대안이라는 것이 크게 어려운 게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보수우파정당이라면 헌법적 가치에 충실하면 된다. 헌법 1, 3, 4, 7조를 보면 대한민국은 ‘자유통일’을 지향해야 한다. 보수우파정당은 ‘자유통일’을 정당의 목표로 삼아야하는 것이다. 자유통일이란 단어를 쓰지 않고 평화통일, 남북화해 이런 단어들을 보수우파정당이 쓰는 바람에 정체성이 사라지고 의지와 목표가 없어졌다. 자유통일을 지향하는 정당이 되어야만 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좌파세력과 싸울 수 있다. 그 세력들은 연방제 통일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자유통일과 연방제통일을 나누는 게 이념논쟁의 핵심이다.

- 지난해 총선은 ‘조국사태’로인해 야권에 유리했음에도 패배했다. 오는 4월 재보선도 그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를 명분으로 국민들에게 퍼주기 정책을 남발했다. 국민세금으로 선거운동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런 문제를 선거관리위원회에도 문의하고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따져야 한다. 그렇게 집중적인 공세를 폈어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의힘이 퍼주기 정책에 편승하니 국민들은 굳이 이 정당을 찍어야 할 이유가 뭐냐는 물음표가 생기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정면으로 승부해야한다. 내년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 가장 중요한건 문재인 정권의 적폐를 청산하는 것이다. 이것을 공약으로 해야 한다. 

- 보수우파진영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 첫째, 자유통일의 목표를 버린 것이다. 둘째, 자주국방 의지를 포기한 것이다. 대한민국 보수우파는 한미동맹에 너무 의지해 자주국방을 포기하고 게으르고 비굴해졌다. 그렇다고 한미동맹 포기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셋째, 한자를 포기하고 한글전용 정책을 펼친 것과 명문 고등학교를 없애고 고교평준화를 한 것이다. 이런 부분이 국민 분별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자말살은 동양에선 좌파운동이다. 그리고 고교평준화로 국가의 엘리트 양성이 어려워졌다. 이렇게 한 세대 이상 흐르니 보수우파세력은 살찐 돼지처럼 됐다. 보수우파가 조롱의 대상이 된 것이다.

- 내년 대선에 대한 전망은. 

▲ 우선 단일화가 이루어져야 승리할 수 있다. 그리고 단일화 그 자체가 아닌 과정이 중요하다. 단일화 과정은 신나고 재미있게 이루어져야한다. 국민적 인기를 끈 방송 프로그램인 ‘미스터트롯’처럼 해야 한다. 공정한 심판 가운데 계급장을 내려놓고 무한경쟁을 해야 한다. 그래야지 새로운 스타가 나올 것이라 본다. 이런 파격적 단일화가 이루어져야한다. 

- ‘북한 원전건설 추진의혹’으로 정치권이 시끄러운데 대표님은 이 사안을 어떻게 보나.  

▲ 북한에 원자력 발전소를 지을 수 있는 전제는 딱 하나다. 자유통일 이후다. 그전엔 어떤 경우에도 북한에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줄 수도 없고 짓는 계획을 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이런 전제 없이 북한에 원전건설을 계획했다면 그건 이적행위다. 이건 쿠데타모의 암살모의랑 같은 거다. 암살이야 한 두 사람 죽는 걸로 끝나지만 북한에 원자력 발전소를 지으면 핵 기술과 핵물질이 넘어갈 텐데 이 파급효과는 수십, 수백만을 죽이는 것이다. 이 사안은 누구 지시로 했는지 밝혀야 한다. 

-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 ‘법치와 문명파괴’다. 대한민국은 해방 후 전쟁의 폐허 속에 70년 동안 노력과 발전을 통해 문명의 기반을 만들고 안정을 누렸다. 문명의 바탕은 사실, 과학, 법치다. 사실을 존중하고, 과학을 숭상하고, 법치를 지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 세 가지를 부정한다. 문명파괴정권인 것이다. 사실을 부정하고 거짓말을 한다. 탈원전을 통해 원전이라는 과학도 부정한다. 법치파괴도 일상적이다. 이런 문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문명의 반격이 일어난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국민들이 깨어나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뽑았다. 우리 국민의 자화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이 분별력과 교양을 갖추고 정치를 바라봐야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