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PicK] 문재인 대통령 ‘中 공산당 100주년 축하’ 파장, 미국 상원 외교원장 "이러려고 우리가 함께 피 흘렸나"

2021-02-03     신수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중국 공산당 창립 100주년 축하’ 인사를 건넨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된 가운데, 미국과의 외교·안보에 비상불이 켜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사이 외교 중심을 유지하려고 공산국가에 대한 발언은 아껴왔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한 국가의 지도자로서 중국 공산당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축하한 일은 이례적인 일이라 주목을 받았습니다.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에 코로나 극복 과정에서 보인 시진핑 주석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며 “한중이 코로나 방역을 통해 우의와 상호 신뢰가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답변으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추진하길 희망한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의 조기 마무리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강조했던 시진핑 주석의 조기 방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한편, 밥 메넨데스 차기 미국 상원 외교원장은 지난 1일(현지 시각) “문재인 대통령에 중국 공산당 창립 100주년 축하 인사, 실망스럽고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결국 공산당의 가치들이 세계나 미국, 한국과 공유하는 가치가 아니란 점을 이해하고 있길 바란다”며 “이러려고 우리가 함께 피를 흘리고 한국의 방어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계속 자원을 투입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새로운 국정 운영을 앞둔 가운데, 세계 다자 무역과 각국과의 협력 체계를 강조했는데요. 

그래서인지 문재인 대통령의 공산당 축하 발언에 대해서도 밥 메넨데스 외교위원장은 “한국이 반드시 중국에 맞서 미국 편을 들어야 한다고 부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밀고 중국은 당기는’ 외교 정책을 펴는 문재인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우려와 미국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김 랜드연구소 분석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발언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통령으로 중국 공산당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 및 미국과 중국 간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 의문을 자아낸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형식적인 축하인사일 수 있지만,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표현은 가식적이고 지나치게 아첨하는 말”이라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것이라면 ‘틀린’ 방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시민들도 “외교 탓을 하는데, 왜 유독 중국과 북한에만 저자세 외교를 하는가”, “인권변호사 출신이 공산당을 축하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의 출범이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과의 외교·경제·안보에서 실질적인 불이익은 없는 상황이지만, 문재인 정부를 향한 미국의 정체성 의심은 계속되고 있어 외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1.02.03 일요서울TV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