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백조 경선] ‘친문 미는 비주류’ 박영선對 신주류 ‘운동권 86’ 우상호 맞짱 승자는
[일요서울 | 윤사랑 기자] 지지부진 속도를 내지 못하던 더불어민주당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에 막이 드디어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며 민심 이반 현상이 심화되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야권에서는 후보가 난립하며 일찍부터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유일하게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 이외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가 없어 서울시장 경선 레이스가 시작조차 되지 못했다. 그러나 그동안 출마 문제를 놓고 고심하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 막이 올랐다. 이로써 박영선 전 장관과 우상호 의원이 본선행 티켓을 놓고 맞짱 승부를 펼치게 됐다.
- 인지도’에서 앞서는 박영선 여론조사 강세, 우상호 ‘조직력’으로 추격
- 불붙은 ‘친문구애’ 경쟁, 결국 ‘본선 경쟁력’ 강한 주자가 ‘본선 티켓’ 거머쥘 듯
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은 비문 주자들의 양자 대결로 확정됐다. MBC 앵커 출신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4선(17~20대)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2014년 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다.
4선(17‧19‧20‧21대) 우상호 의원은 86그룹 대표 주자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1기 부의장 출신이다. 우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이어졌던 지난 2016년 5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민주당 원내대표를 맡아 원내를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2월 13일 민주당 내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우상호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는 저의 마지막 정치적 도전”이라며 “저는 어떤 경우에도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하고, 이번 선거에 모든 것을 걸겠다”며 결기를 보였다. 우 의원은 핵심 공약으로 서울 시민 전원에게 코로나 백신 무료 공급, 강남북 균형발전·주거안정·대기질 개선·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과감한 정책 도입 등을 약속했다.
박영선 전 장관은 지난 20일 사의를 표명한 뒤 지난 26일 “코로나 이후의 서울시 대전환으로 안전하고 공정하고 따뜻한 서울을 만들겠다”며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장관은 “21분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콤팩트 도시로 서울을 재구성하겠다”면서 도시 공간의 대전환,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교육·돌봄 대전환, 맞춤형 복지 대전환 등을 내걸었다.
경선 결과 ‘친문표심’ 좌우, ‘박vs우’ 친문구애戰
이번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룰은 ‘권리당원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다. 전·현직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을 지낸 여성 후보는 득표수의 ‘10% 가산’을 적용 받기 때문에 박 전 장관도 ‘10% 가산’을 받게 된다. 결국 민주당 경선은 민주당의 최대 주주인 친문 당원의 표심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두 주자는 열띤 친문 구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28일 시사타파TV 인터뷰에 출연해 “문 대통령은 저와 경희대 동문이라는 사실을 2007년도에 알았다. 재계에서 반대할 때 금산분리법을 통과시켰는데 어느 날 제 방으로 오셔서 금산분리법 자료를 구할 수 있냐고 해서 드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 회고록에도 나온다. 제가 원조 친문”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글과 함께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며 “벌써 대통령님과 국무회의에서 정책을 논하던 그 시간이 그립다”고 적었다.
우상호 의원도 페이스북에 4년 전 이날 민주당이 대선 경선 방식을 확정했던 일을 거론하며 “이를 통해 우리는 지금껏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던 대한민국과 대통령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그때 그 마음으로 생신을 축하드린다”고 적었다. 우 의원은 최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는 “문 대통령이 투표권이 있다면 당연히 저를 찍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은 경선 승리를 위해 친문 의원들을 속속 영입하고 있다. 박 전 장관 선거 캠프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과 ‘문 대통령의 입’으로 통하는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민정 의원이 합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박 전 장관의 지역구(서울 구로을)를 물려 받은 바 있다.
우상호 의원은 최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개 지지를 받은데 이어 박홍근, 천준호 의원 등 서울지역 의원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우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 전 실장이 자신을 지지했다는 사실을 적극 부각시켜 친문에 구애를 보냈다. 우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 전 실장과 만찬 회동을 한 사진을 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겠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경선 판세에 대해 다소 여유를 부리는 모습이다. 박 전 장관은 지난 28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문 표심이 경선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는 지적에 “민주당이 100만 권리당원 시대를 열었다. 권리당원이 100만이 되면 당심과 민심이 거의 같이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어느 누구 한 사람에 의해서 좌지우지 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저는 우리 당원을 믿고 서울 시민을 믿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저의 마음”이라고 자신감을 표출했다.
우상호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임종석 전 실장이 자신을 공개 지지한 것에 대해 “86세대에 더해 민주진보 진영 선후배들이 처음으로 하나가 돼 저를 도와주고 있는 것 같다”며 조직력을 부각시켰다.
‘인지도’ 박영선, ‘조직력’ 우상호 우위… ‘결국 후보 박영선?’
그러나 민주당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어차피 후보는 박영선이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다. 가산점과 인지도에서 앞서는 박 전 장관이 결국 본선행 티켓을 획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석현 전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장관이 출마한다면 10% 가산점을 받는다”며 “박 전 장관이 선거에 뛰어들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줬다. 성(性)을 넘어선 중진 정치인인 박 전 장관이 가산점을 받으면 누가 당해내겠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상호 의원이 조직력에서 앞서기 때문에 반전이 가능하다는 반론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우상호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인지도를 쌓아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고향인 강원도지사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론조사 지표에서는 박 전 장관이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31일과 올해 1월 1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에서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에 알맞은 사람’을 묻는 질문에 박 전 장관이 18.4%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뒤이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7.7%), 우상호 의원(5.8%), 박주민 의원(5.1%),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2.2%) 순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우상호 의원은 지난 28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는 박영선 전 장관과의 격차를 좁힐 방안’에 대해 “제가 출마 선언한 이후에 한 달 보름 정도 열심히 뛴 결과 상당히 추격한 것으로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면서 “여의도에서는 벌써 우상호가 일을 낼지도 모르겠다, 이런 얘기도 나오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본선 경쟁력’이 승패 좌우한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결국 본선 경쟁력을 갖춘 주자가 경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진영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은 최근 YTN에 출연해 “결국은 누가 본선 경쟁력이 더 있는가라는 것으로 경선이 붙을 것이고 그것이 (경선)흥행의 척도가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같은 방송에서 “두 분 중에 어느 분이 될 거냐는 여론조사에 달려 있다고 본다. ‘박영선 안철수’ ‘우상호 안철수’ 이렇게 했을 때 이길 수 있는 분, 그분에게 표가 확 쏠린다”며 “당심은 민심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게 당심”이라고 강조했다.
박시영 윈지코리아 대표는 지난 28일 TBS 라디오에서 “지금 현재는 박영선 전 장관이 우위에 있다고 봐야 한다”며 “결국은 당원들이 이길 후보한테 몰아 줄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은 우상호 의원의 경우에는 민심을 빨리 본인의 지지도로 연결을 해서 경쟁력 있음을 입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