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마사김영기의 빙의는 없다 [제6화]
영혼에도 격(格)이 있다
2011-04-12 기자
인간의 집념이란 그렇게 무섭다. 생령 작용도 살아 있는 인간의 집념이 일으키는 현상일 뿐이다. 이처럼 인체의 주인은 어디까지나 영혼이다. 육체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이 세상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살던 영혼은 낡은 육체를 버리고 영계로 떠난다. 그리고 다시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 인연법에 따라 환생한다.
그렇다고 모든 영혼들이 영계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유계를 떠도는 영혼들은 일반적으로 저급령들이다. 저급령은 대체로 생전의 상태의 모습 그대로를 하고 있다. 어릴 때 죽었으면 어린이의 모습, 불에 타 죽으면 불에 타서 그을린 처참한 모습, 물에 빠져 죽으면 물 속에서 부패해 헝클어진 모습, 교통사고로 죽으면 어딘가 부러지거나 깨어진 모습 등을 하고 있다.
저급령 중에는 아직 자신이 죽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는 영혼도 많다. 교통사고를 당한 귀신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이들은 부유령이나 지박령이 되어 새로운 교통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자살을 한 사람은 죽음 이후에도 자살 이전의 자살 행위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희생자들이 생긴다. 이들 저급령들은 인간계를 잊지 못하고 다양한 빙의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영혼에도 격格이 있다는데…
청나라의 멸망을 다룬 영화 ‘마지막 황제’를 보면 문화대혁명 당시 무순전범관리소장이 홍위병에 이끌려 수난을 당하자 황제 푸이가 “그는 훌륭한 선생님이다”라고 외친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무순전범관리소장이 한국인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의 이름은 김원, 경북 봉화 출신으로 7세 때 만주로 이주해 살다가 중국 군부에서 입신한 조선족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일본군 전범 969명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열렬한 평화주의자로 만든 인간 교화의 천재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중국에서는 그를 ‘인간 영혼 전문가’라고 불렀다고 한다. 김원의 교화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다. 김원의 조카사위 박○해 씨는 “아직도 중국에서는 그가 어떤 방법으로 이들을 교화시켰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영혼을 구제하는 일이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김원의 교화 비결은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영혼의 문제라고 본다. 그는 영격이 대단히 높은 차원의 인간이었으며, 예수나 석가모니와 같은 영혼의 힘으로 교화했던 것으로 보인다. 영혼은 죽은 자를 전제로 하는 말이 아니다. 산 자도 영혼을 갖고 있다.
그런데 사람마다 인격이 있듯이 영혼에는 영격靈格이 있다. 이양희 씨가 쓴 ‘우주의 비밀’에는 영격의 지수와 특성을 1에서 1000까지의 단위로 구분하고 있다. 영격을 수치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합당한지 별개로 하더라도 그것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참고로 할 만하다.
보통 사람 영격 지수 대부분 200 이하
‘우주의 비밀’에 의하면 50 이하는 저속하고 사악하다. 100은 피해의식을 느끼고 남을 미워한다. 150은 욕망을 추구하고 희로애락을 강렬히 느끼며 자신이 영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기적이며 아랫사람을 업신여긴다. 200까지는 주관적이며 지식이 많다. 교만하고 우월감도 갖는다. 사람의 경우 영격을 지수로 따졌을 때 80~90%가 200 이하로 보면 무방하다.
200을 넘어서면 존경과 칭찬의 대상이 된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며 윤리관도 있다. 300을 넘으면 겸손이 몸에 배고 대인관계가 능해진다. 400을 넘으면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이해심이 강해진다. 600이면 불쾌한 일이 없어지고 자비심이 생긴다. 800은 에고의 개념이 거의 소실되고 혈연·지연을 초월하며 인류를 위해서 인생을 산다. 1,000이 되면 속세의 모든 유혹을 완전히 벗어난 선인으로 석가나 예수가 여기에 속한다.
영격’ 낮은 인간들이 설쳐대는 세상
더욱 흥미를 끄는 것은 영격이 앞선 사람은 뒤진 사람의 의식구조를 쉽고도 정확하게 볼 수 있으나 영격이 낮은 사람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영격을 알아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그렇다. 깊은 산사에 앉아 있는 선사가 인간사에 가장 탁월한 정치인을 손바닥 위에 놓고 논다. 영격이 낮은 인간은 한눈에 파악된다. 그런데도 영격이 낮은 사람이 자기 세상인 양 설쳐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나라를 어지럽게 만들고 있는 각종 게이트나 의혹 사건에 연루된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영격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케 한다. 낮은 영격의 소유자들이 정치에 관여하거나 영격이 낮은데도 돈과 권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영격이 높은 사람보다 존경받는 세상이라면 오늘날의 혼란스러움은 당연한 결과이다. 따라서 대중 앞에 나서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먼저 영격을 높이는 데 노력해야 한다.
영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존경할 만한 정신적 지도자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예수나 석가모니도 좋고, 간디나 테레사 수녀 등 먼저 가신 분도 좋다. 마음에 지도자를 품고 자신의 내면을 다듬고자 노력한다면 그분들의 영혼이 도와줄 것이다. 기도하라.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