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고스톱·홍3고스톱 유행

2004-08-05      
국민의 정부가 들어섰을 때 DJ고스톱이 나왔다. 옆 사람이 먹은 패까지 들고 와 점수를 내는 방식이라니 속셈만 차린 DJP연대를 꼬집은 것일 게다. 치지는 않고 광만 파는 사람을 JP라고 부른다는 대목에선 그 절묘한 비유에 웃음이 나온다.‘고’를 했다가 ‘바가지’를 쓰더라도 취소하면 없던일로 되는 ‘DJ’고스톱도 잠깐 선을 보였었다. DJ의 말 바꾸기를 빗댄 것이다.국민의 정부가 막을 내릴 즈음에는 홍3 고스톱이 유행했다.김대중 대통령의 세 아들을 빗댄 새 시리즈다. 홍단이 나면 다른 두 사람이 먹은 패를 모두 가져오는 것은 기본이고 그 뒤 3판까지는 져도 돈을 안 낸다니 지금까지 나온 고스톱 시리즈 가운데 위력이 최강이었다.

하긴 3형제 모두 게이트 연루설이 나오고, 그 중에는 입막음용으로 거액을 선뜻 내놓을 만큼 ‘배포’가 큰 사람도 있다. 그러고도 아직 끄덕 없으니 지고도 돈 안 내는 고스톱이라 해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니다. 다음은 무슨 고스톱이 나올까. 그저 웃어 넘기기에는 정말 기막힌 세상이다.우리 국민의 고스톱 열기는 유별나다. 성인 가운데 칠 줄 아는 사람이 90%가 넘을 정도다. 고스톱이 ‘단군이래 최대의 국민 오락’이라는 말은 여기서 나왔을 게다. 어디 어른뿐인가. 인터넷 게임 사이트에서 가장 북적이는 곳이 고스톱 코너다. 청소년은 물론 초등학생까지 밤잠 안자고 컴퓨터 앞에 앉아 “못먹어도 고”를 외치는 세상이다. 티 없이 맑아야 할 그들의 눈에 역대 대통령이 고스톱 소재로 전락해 희화화되는 세태가 어떻게 비칠까?